'선발8+마무리2' 야구 대표팀 마운드 구성의 고민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입력 2021. 6. 1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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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최종 명단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 24명이 16일 발표됐다. 24명 중 투수가 10명으로 구성됐는데, 변수 많은 대회 일정과 방식에 대한 고민이 묻어났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투수 10명 엔트리를 ‘선발 8명, 마무리 2명’이라는 파격적 구성으로 결정했다. 사실상 올림픽 전 경기를 ‘불펜 데이’ 방식으로 치르겠다는 계산이다.

야구 대표팀 투수에는 우완 정통파 박세웅(롯데), 원태인(삼성), 김민우(한화), 우완 사이드암 최원준(두산), 고영표(KT), 한현희(키움), 좌완 정통파 차우찬(LG), 이의리(KIA)에다 우완 마무리 투수인 조상우(키움), 고우석(LG) 등이 포함됐다. 조상우와 고우석을 뺀 나머지 8명은 모두 16일 현재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는 투수들이다. 리그 10개 구단의 불펜 전문 투수들은 아무도 포함되지 않았다.

‘선발 8명’으로 대표팀 마운드를 구성한 것은 복잡한 경기 일정 등을 고려한 선택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가 잘 해서 5경를 하면 좋지만 하다보면 8경기까지 할 수 있는 일정이다”라며 “투수들이 좀 더 긴 이닝을 던져주면 좋은데 2008년처럼 그렇게 던져준다고 생각 안 하고 있다. 짧게 던지면서 잘라 막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회 마운드 운영 구상을 밝힌 부분이다.

KIA 이의리 | 연합뉴스


대표팀은 7월30일 미국전, 31일 이스라엘전 등 이틀 연속 경기를 치르는 조별리그 일정을 맞이했다. 메달 결정전까지 가는 길목에 몇 경기를 치러야 할 지 알 수 없다. 확실한 원투펀치를 일정에 맞게 배치하기 어려운 구조인데다 류현진-김광현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원투펀치’ 후보가 리그에서 딱히 눈에 띄지 않는 문제점도 있다.

김 감독은 프리미어12 대회 때도 중요한 경기에서는 선발 투수를 길게 던지게 하지 않았다. 2이닝 또는 길어야 3이닝 정도가 최고다. 그렇다보니 1이닝을 확실하게 틀어막는 셋업맨 스타일 보다는 몇 회든 등판해 2이닝 정도를 막아줄 수 있는 ‘롱맨’ 스타일의 투수를 여럿 기용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서는 이닝 소화능력이 검증된 선발들이 포함되는 게 낫다. 한화 셋업맨 강재민이 결국 엔트리에 들지 못한 것도 이런 전략적 고민 때문이다.

다만 선발 투수들의 연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는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풀어야 할 숙제다. ‘불펜 데이’ 방식의 마운드 운영에는 중간중간 좌완 투수를 끼워 넣어야 하는데 대표팀 투수 중 좌완은 차우찬, 이의리가 전부다. 차우찬의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안돼 연투 능력에 물음표가 남았다. 이의리 역시 1군에서 선발로만 등판했다.

사이드암 투수 3인방의 활용도 숙제다. 최원준, 고영표, 한현희 모두 좌타자 상대 OSP가 우타자에 비해 상당히 높다. 좌완 투수가 부족한 가운데 상대 좌타자를 어떻게 막을지가 숙제다. 대표팀 마운드의 파격적 구성에는 그에 걸맞은 ‘운영의 묘수’가 동반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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