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분 만에 끝난 이준석·안철수 만남, 당명 변경 놓고 신경전

성지원 입력 2021. 6. 17. 00:03 수정 2021. 6. 17.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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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무총장 인선 뒤 명확한 답"
안 "당명 변경 요구는 당연한 것"
국민의힘 사무총장 3선 한기호
정책위의장에 3선 김도읍 내정

“괜찮으세요?”(안철수)

“잠깐 띵 하고 그렇습니다.”(이준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는 이 대표가 전날 접종한 얀센 백신이 화두에 오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이날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이 대표와 만난 안 대표는 “범야권이 혁신하고 정권교체라는 결과를 보여줄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다”며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두 당 간 통합 논의”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16일 국회에서 취임 인사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회동 직후 “각 당이 합당을 추진하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양당은 국민의힘 사무총장 인선이 끝나는 대로 실무진을 꾸리기로 결정했다. 오종택 기자

이 대표도 “저희가 같은 꿈을 꿨던 시절이 생각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과거 바른미래당에서 2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이 대표는 “사무총장을 금명간 인선하면 실무협상단도 가동될 것”이라면서 “합당 이후의 당은 아주 큰 범주의 당이 될 것이다. 전쟁 같은 합당이 되지 않게 신속하게 마무리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합당 추진 의지에는 변함이 없단 걸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버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대권 주자들의 당 진입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합당을 통해 저희 혁신 의지를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공개 석상에선 둘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고 한다. 전날 안 대표가 ▶국민의당은 지분 요구를 하지 않고 국민의힘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 ▶당 대 당 통합 원칙 ▶중도실용 노선의 정강정책 명시 등을 강조한 합당 입장문을 냈기 때문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새로운 당명으로 가야 한다”며 ‘당명 변경 신설 합당’을 주장했다. 이·안 대표 회동의 한 참석자는 “권 원내대표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분위기가 어색해서 빨리 끝났다”고 전했다. 비공개 만남은 9분 만에 끝났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앞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전달한 협상안에는 권 원내대표가 한 (당명 변경) 이야기는 들어 있지 않다”며 “어떤 연유인지 파악해 보고 사무총장 인선이 끝나면 명확한 답을 내겠다”고 말했다. 반면에 안 대표는 “(권 원내대표 주장은) 당원과 지지자들의 생각을 전달한 것”이라며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사무총장 인선이 끝나고 협상 실무단이 꾸려지면 양당이 ‘합당 선언’을 먼저 한 뒤 구체적인 방법론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3선의 한기호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정책위의장에 3선의 김도읍 의원(부산 북-강서을)을 내정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여·야·정 상설협의체 활성화”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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