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엄마야 이게 뭐야" 與 대선 잠룡들 춤추고 랩하고..MZ세대 '한숨' [한승곤의 정치수첩]

한승곤 2021. 6. 1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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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권 주자들 온라인 플랫폼에 젊은 층 겨냥 '선거 운동 활발'
이낙연 헤드셋 끼고 청년들과 '롤' 게임 즐겨..롤 ID는 '여니'
정세균, 가죽 재킷·청바지·금반지 '힙합 차림'으로 '틱톡' 등장
박용진, 집무실에서 '브레이브걸스' '롤린' 댄스
최문순, '부캐' 만들고 신인 가수 '최메기(MEGI)' 데뷔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윤진근 PD] "저기 진심 궁금한데 보좌관이 누구죠?" , "아 이건 진짜 아니에요 ㅠㅠ"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들이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지만, 댓글 반응만 놓고 보면 그 결과는 처참하다. 선거철에 흔히 볼 수 있는 정치인들의 발랄한 모습이지만, 너무 과했다는 지적과 함께 표를 의식한 행동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

또한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민의힘에서 30대 당대표가 나오면서 청년층 표심을 위한 일종의 '숟가락 올리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정말 눈을 의심했다, 민주당이 생각하는 '젊은 사람들'의 이미지를 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선거철에 맞춰 이미지 변신은 시도할 수 있으나, 지금 청년들의 생각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결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롤(LOL·리그오브레전드)파크 경기장을 찾아 '롤' 게임을 즐겼다. 이 전 대표는 "제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세계가 서울 종로 한복판에 있다는 것에 놀랐고, 우리 청소년들이 기량을 늘리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이날 모습은 2030 청년들이 즐기는 게임을 함께 즐기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게임용 닉네임으로 지지자들이 붙여준 별명인 '여니'를 썼다.

지난 14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게임을 하는 모습. 사진=이낙연 캠프

이에 앞서 지난 4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브레이브걸스의 곡 '롤린'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당시 춤 영상을 함께 만든 관계자들을 불러 '박용진 롤린 사건의 전말'이란 영상을 또 올렸다.

박 의원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춘 '롤린' 춤을 보고 "저게 화제라서 조금 부끄럽지만 저걸 찍자고 제안했던 분들이 20살"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롤린' 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박 의원 틱톡 캡처

영상에서 박 의원은 회의 중 한 젊은이의 휴대전화에서 '롤린' 벨소리가 울리자 "자네 지금 뭐하는 건가? 얼른 일어나서 춤추지 않고!"라고 말한 뒤 춤을 춘다.

정세균 전 총리는 가죽잠바와 선글라스 등 소위 '힙합 패션'으로 차려입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죽 재킷, 청바지, 금반지 차림으로 나타났지만 그가 손뼉을 치자 입었던 옷이 마술사 복장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다시 다른 옷으로 바뀐다. 마지막으로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문구가 쓰인 흰색 티셔츠를 입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부캐'(부캐릭터의 줄인 말)를 만들고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등장했다. '부캐'는 평소의 자신과 다른 새로운 모습과 정체성을 뜻하는 신조어로 최근 MZ세대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다.

최 지사는 지난 9일 유튜브 채널에서 곰돌이 티셔츠 차림의 부캐인 신인 가수 '최메기(MEGI)'를 선보였다. 민주당 경선에서 활력을 불어넣는 메기처럼 활동하겠다는 취지다. 최 지사는 지난 14일 후렴구가 계속 반복되는 노래 '걱정 마'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기도 했다.

최문순 강원지사가 자신의 '부캐' 신인가수로 나서 노래를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최문순TV' 캡처

문제는 청년들의 냉혹한 평가다. 젊은이들에게 다가서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너무 과했다는 지적이 많다. 20대 후반 직장인 김 모씨는 "단톡방에 짤(영상이 아닌 GIF 파일의 움직이는 이미지)이 올라와서 봤다"면서 "처음에 보고 이게 뭔가 싶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뢰감도 없고 그냥 청년을 보고 '우리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어, 그러니 넌 감사할줄 알아야 해'라는 메시지로 읽었다, 민주당에서 헛발질을 제대로 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20대 초반 대학생 최 모씨는 "잠깐 보고 너무 놀라서 꺼버렸다"면서 "기사 댓글을 보면 알겠지만 너무 황당하다, 이게 도대체 뭔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대 직장인 박 모씨는 "이렇게 하면 청년들이 표룰 줄 것 같다고 정말 진심 '찐'(진심의 줄임말)으로 생각하는지 대체 왜 이러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냥 평소대로 하면서 젊은층에 어떤 복지나 이런걸 설명하는게 더 좋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는 이미지 변신 시도 자체는 좋지만, 표를 의식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어 오히려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꼰대로 찍히면 바로 밀린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제는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입장에서는 '따릉이'를 타고 '지하철'을 타는 30대 당대표 이준석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런 상황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갑자기 이렇게 나오면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윤진근 PD y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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