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부단속 고삐..홍콩 반중매체 급습, 편집장 등 5명 체포

김홍범 2021. 6. 1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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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17일 오전 대표적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자택에 있던 편집장 등 5명을 긴급체포했다.

17일 오전 홍콩 정관오에 있는 빈과일보 사옥을 경찰이 급습해 자료를 수집하는 모습. [빈과일보 페이스북 캡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경찰 병력 200여명이 이날 오전 7시 30분께 홍콩 동부 정관오(將軍澳)에 위치한 빈과일보 본사에 들이닥쳤다. 압수수색과 동시에 건물 출입구는 봉쇄됐고, 천페이민 부사장 등 임원 3명이 체포됐다.

출근 중이던 직원들은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에야 출입이 허가됐고, 사무실 책상 등에는 접근할 수 없었다. SCMP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곳은 범죄 현장’이라고 강조했다”며 “압수수색 장면을 사진으로 찍거나, 영상으로 촬영하는 것도 금지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전 9시 30분엔 라이언 로 빈과일보 편집장이 자택에서 체포됐다.

홍콩의 대표적 반중매체인 빈과일보의 라이언 로(오른쪽에서 두 번째) 편집장이 17일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돼 연행되고 있다. 홍콩보안법 담당 경찰은 이날 빈과일보 본사를 급습해 고위 간부 4명도 함께 체포했다. 이 회사 사주인 지미 라이 역시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AP=연합뉴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홍콩 보안법 29조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보안법 29조는 ‘국가 안보에 관련된 정보를 외국에 제공하는 행위’ 등 외국 세력과의 결탁을 금지한다는 내용으로, 입법 당시 가장 논란이 됐던 조항이다. ‘중국 정부 혹은 홍콩 정부 관계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시 범죄 행위로 간주한다’고 명시하는 등 범죄 규정이 광범위하다.

빈과일보는 지난해 홍콩 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줄곧 홍콩 공안의 주시 대상이었다. 대표적인 반중 성향 매체로 홍콩의 자주독립을 요구하고, 중국 정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엔 지미 라이(黎智英) 빈과일보 사주와 그의 아들 등 관계자 9명이 보안법 29조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라이는 이미 불법 집회 가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 4월부터 복역 중이다.

SCMP 이날 “라이가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빈과일보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지난달부터는 빈과일보에 운영자금을 대온 라이의 자산도 동결된 상황이다.

빈과일보의 모회사 넥스트디지털에 따르면 빈과일보는 지난 2019~2020년 4억1720만 홍콩달러(약 606억4400만원)의 손실을 봤다. 지난 2020년 하루 평균 신문 8만8700부가 나갔고, 2019년엔 하루 평균 10만2500부를 팔았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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