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경제 대통령" 출마선언..'대기업 임금 동결, 중소기업 임금 인상' 제시

곽희양 기자 입력 2021. 6. 17. 14:29 수정 2021. 6. 17. 17: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출마선언식에서‘강한 대한민국 경제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대기업의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중소기업의 임금을 올리는 사회적 대타협을 제안했다. 노동시장 불평등 해결 등을 통해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최근 여권 대선주자 ‘빅3’로서의 위치가 흔들리는 정 전 총리가 ‘경제통’에 소구점을 두고 지지율 상승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불평등과 대결하는 강한 대한민국의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날 출마선언식에는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광재·김두관 의원과 5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정 전 총리는 “소득 4만불 시대를 열겠다”며 “이를 위해 사회적 대타협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대기업 대주주에 대한 배당과 임원·노동자의 급여를 3년간 동결하고, 그 여력으로 하청 중소기업의 임금과 납품단가를 올려주자는 것이다. 비정규직 우대 임금제 도입도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 평균임금 격차는 152만원”이라며 “대기업 노동자의 땀과 중소기업 노동자의 땀이 다르냐. 땀을 차별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자신의 공약인 20세 청년을 위한 1억원 적립형 통장을 거론하며 “‘부모 찬스’ 타령이 아닌 ‘국가 찬스’를 제공하자”고 밝혔다. 또 임기 중에 공공임대주택 100만호와 공공분양아파트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자신을 “세계 정치인 중 도덕성으로는 상위 1%”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전 총리가 자신을 “불평등을 해소하는 경제 대통령”이라고 명명한 것은 기업인·산업자원부 장관 경력을 십분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측 관계자는 “내일부터 부동산 등 경제 대통령을 향해 나아가는 행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정 전 총리가 뒤늦게서야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월 중순 총리직을 내려놓은 이후 뚜렷한 비전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언론 개혁,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일본 때리기’, 백신 성과 강조 등 각각의 사안에 대한 메시지가 통일성 없게 노출됐다. 캠프 내부에서도 “정 전 총리만의 시대정신과 비전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이 박용진 의원이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기감도 커졌다. 박 의원과 추 전 장관이 ‘이준석·윤석열 현상’의 반사이익을 본 영향도 있지만, 중도층으로 확장보다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염두에 둔 정 전 총리의 행보가 자초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왔다. 정 전 총리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뼈 아프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밝힌 ‘경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 아래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규제 완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또 20·30대에게 자신의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감안해 청년층 구애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