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능력 좋은 학생일수록 수학·언어 최대 10점 높아

고민서 2021. 6. 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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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학생 6334명 조사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 수업이 확대된 지난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월촌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학우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등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타인 공감 능력과 배려심 등이 높은 학생일수록 학업 성취도 측면에서 수학·언어 등이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남학생이 과제수행과 개방성, 타인관계 및 협력, 정서조절 능력 등 사회정서 영역 전반에서 여학생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관의 사회정서역량 조사 국제공동연구에 참여해 도출한 국내 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대구지역 만 10세(초교), 만 15세(중·고교) 학생 633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정서역량'이란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 등을 통해 삶의 주체로서 타인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기술과 태도를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과제수행(끈기, 자기 통제, 책임감 등) △개방성(호기심, 관용 등) △타인관계(사회성, 리더십 등) △협력(협동, 공감 등) △정서조절(감정 통제, 스트레스 관리 등) 등 5개 영역 15개 세부 지표다.

우선 '사회정서역량'과 '학습 성취도' 간 상관관계에서 정서역량이 높으면 수학·언어영역 학업 성취가 높게 나타났다. 만 10세 초등학생 기준 사회정서역량이 높은 '상위 집단'은 수학에서 표준화점수가 평균 42.61점으로 '하위 집단'(31.67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중상 집단'은 41.06점, 중하 집단은 37.60점이었다.

만 15세(중·고교생)도 수학에서 '상위 집단' 30.20점, '중상 집단'30.61점, '중하 집단' 26.58점, '하위 집단' 25.00점 등으로 사회정서역량에 따른 수준 차이가 나타났다.

읽기 및 언어 역시 '상위 집단'은 만10세 43.92점, 만15세 31.70점으로 '하위 집단'에서 각각 32.01점, 26.83점 받은 것보다 월등했다.

이 외에 연령별 차이에선 만 10세 초등학생이 만 15세 중·고등학생보다 영역별 총점 기준으로 5개 영역 모두 높은 결과를 보였다.

사회정서역량은 가정에서의 양육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게 교육개발원의 분석이다. 부모가 자녀의 자율성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양육할 경우 자녀의 사회정서역량이 높다는 얘기다. 또 교육개발원은 사회정서역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집단은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로부터 정서적 지원을 많이 받는 편이었다고 했다.

김현진 교육개발원 초·중등교육연구실 민주시민교육연구실장(연구책임자)실장은 "미래 역량으로서 사회정서역량의 가치가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면서 학생들의 정서적 안녕감과비인지적 영역의 성장이 위협받고 있다"며 "따라서 사회정서역량의 발달을 지원함으로써 아동·청소년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남·녀 학생에 따라 사회정서역량이 유의미한 차이가 보였다.

영역별 총점을 기준으로 남학생이 5개 모든 영역에서 여학생에 비해 높은 사회정서역량을 나타냈다. 특히 개방성은 남학생이 3.75로 여학생(3.67)보다 높았으며, 타인관계(남 3.63·여 3.57), 정서조절(남 3.53·여 3.36)에서도 차이가 컸다.

구체적인 영역별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과제수행'에선 남학생이 끈기(3.78)와 자기통제(3.62) 부문에서 여학생(끈기 3.70, 자기통제 3.61)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책임감은 여학생(3.60)이 남학생(3.57)보다 월등했다.

이어 개방성에선 남학생이 호기심 3.81로 여학생(3.69)보다 높았고, 창의성 역시 3.78로 여학생(3.64)을 웃돌았다. 상대적으로 관용은 여학생이 3.69로 남학생(3.66)보다 높았다. 타인관계에 있어서는 남학생이 사회성(남 3.96·여 3.87)과 활기(남 3.59·여 3.48) 지표가 여학생을 웃돌았고, 자기주장은 여학생(3.37)이 남학생(3.32)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협력은 협동(여3.95·남 3.93)과 공감(여 3.90·남 3.81)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월등한 수치를 보였으며, 신뢰만 남학생이 3.60으로 여학생(3,45)보다 높았다. 아울러 정서조절 측면에선 스트레스관리(남 3.15·여 2.95), 감정통제(남 3.62·여 3.49), 낙관주의(남 3.80·여 3.64) 3개 지표 모두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월등하게 나왔다.

다만 이같은 결과에 대한 원인 분석은 나오지 않았다. 김현진 실장은 "남녀 학생의 차이가 응답 성향의 차이인지, 지역 차이인지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일반적인 경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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