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에도 고군분투 두산重..3년전부터 美 SMR 공들였다

이유섭 2021. 6. 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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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美뉴스케일 지분투자
글로벌 기자재시장 선점나서
최소 13억弗 이상 수주 전망

◆ SMR로 원전 재도약 ◆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자로(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사진 제공 = 두산중공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을 지목하고, 이어 지난달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해외 원전 시장 공동 진출에 협력하기로 합의하면서 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두산중공업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로 등 원전 핵심 설비 제작뿐 아니라 해체 사업까지 해온 세계적인 원전회사로, 특히 SMR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사고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안전성이나, 설비용량이 작다 보니 발생하는 경제성 등 측면에서 소형 원자로 비즈니스에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국내 업계는 최근 일부 변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방향이 바뀔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설계된 비즈니스모델이 원전 설비 관련 기술 수출이다. 하지만 원자력 설비 기술은 국가 안보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자국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뚫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하는 분야인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국내 투자사 등과 함께 미국 원자력발전 전문기업인 뉴스케일(NuScale Power)에 4400만달러 규모 지분투자를 하면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뉴스케일의 SMR 모델은 작년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심사까지 마쳤다.

SMR 모델이 미국 NRC 설계인증 심사를 모두 통과한 건 뉴스케일이 처음이다. 이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심사 통과에 쏟아부은 자금만 5억달러에 달한다.

뉴스케일은 미국은 물론 캐나다, 체코, 요르단 등 전 세계에서 SMR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SMR 관련 첫 수주는 발전사 UAMPS(Utah Associated Municipal Power Systems)가 미국 아이다호주에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최대 924㎿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77㎿급 SMR 12기로 구성되며 2023년 건설에 착수해 2029년 중반께 1기가, 나머지 11기도 2030년 상업운전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원전(APR) 대비 단위가격은 40~50% 더 비싸다.

당초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을 통해 미국 및 글로벌 시장에 최소 13억달러 규모 주요 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이었는데, 사업 확대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수주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30년까지 최소 5개 넘는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첫 수주 규모는 1500억~2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풍력발전을 이용한 청정 '그린수소' 생산을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데, 이와 관련해 SMR를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발전은 전력 생산 시 탄소 배출이 없어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전력 공급원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세는 원전 설비 사업에 긍정적"이라며 "또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등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 원전에 추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산업계 움직임과 관련해 정부가 SMR에 보다 열린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연구개발(R&D) 및 기업의 기술 수출 등에 있어서만큼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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