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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승희 "이준석과 여성할당제 놓고 뜨거운 논쟁 할 수도"

최윤아 입력 2021. 06. 18. 09:46 수정 2021. 06. 1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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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치연구소 '페미니스트 정치와 동수' 심포지엄
각종 선거서 여성들이 보여준 높은 투표율에 주목해야
신지예 "이준석은 구체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인물 될 것"
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에서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주최한 ‘위기의 시대, 페미니즘에 길을 묻다’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제공

여·야, 정당의 경계를 넘어 여성 청년 정치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페미니스트 정치’의 현실의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준석 현상’과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비판한 ‘여성할당제’가 주요한 의제로 논의됐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 상연재에서 ‘페미니스트 정치와 동수(parity)’를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주최하고 여성가족부가 후원한 이 행사에는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 정은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국민대 교수),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이지원 여성의당 공동대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등 각 정당의 여성 청년 정치인이 참석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대표도 참석해 여성할당제에 대한 공격 등 ‘백래시’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페미니즘 백래시 흐름에서 ‘여성할당제’는 대표적인 여성 특혜의 ‘증거’로 꼽힌다. 여성할당제는 남성중심 사회에서 차별 개선을 위해 각 분야에서 필요한 인원 가운데 일정 비율을 여성에게 할당해 성별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다. 한국 사회에선 국회를 제외하곤 여성 할당제가 제 역할을 하는 영역이 거의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할당제는 여성에 대한 특혜이며,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장치”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이런 흐름을 ‘보편적 정치 현상’으로 진단했다. 서 대표는 “위기가 오고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 많은 사람이 아노미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그때 등장하는 게 각자도생, 즉 능력주의다. 할당제에 대한 공격은 능력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적 맥락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대표는 이어 “여성할당제에 대한 논의보다 더 중요한 건, 대선·총선·보궐선거에서 드러난 여성의 높은 투표율이다. 그만큼 여성이 정치 영역에서 ‘액티브’(Active·활동적) 하다는 의미다. 이런 여성 정치 참여자를 제도 정치 안으로 끌고 들어와서 여성 정치의 바닥을 다지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대표는 할당제에 대한 낙인은, 할당제를 통해 진입한 여성에 대한 낙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프레임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권 대표는 “여성할당제가 아니라, 고학력·중산층·비장애인·이성애자인 소수 남성이 정치 영역을 과대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봐야 한다”면서 할당제를 ‘과대대표되고 있는 집단에 대한 한계 설정’이라고 규정한 여성학자 레인보우 머레이의 이론을 소개했다. 권 대표는 “여성이 원하는 건 남성처럼 독점하겠다는 게 아니라 다양성을 위해 ‘동수’를 맞추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여·야, 전 현직 여성 청년 정치인 5인이 여성할당제와 이준석 현상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수석 대변인으로 발탁된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여성할당제에 관해서는) 자칫하면 이 대표와 뜨거운 논쟁이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할당제를 통해서 개선된 것들이 있고 자칫하면 이런 것들이 역행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의 공정’이라는 운동장 만든다는 것을 전제로 할당제 폐지가 논의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데 있어서는 먼저 들어간 여성 정치인 중 한명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이준석 현상’에 대해 “인물만 새로웠지 (안에는) 낡은 주장”이라고 했다. 신 대표는 “이 대표가 여성을 적으로 상정하면서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데 놀라기도 했다.”며 “이 대표는 구체제(신자유주의)의 한계를 보여주는 인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페미니스트들은 적은 의석을 얻으려 힘쓰기보단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신 대표는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가 주장하는 것이 당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가. 이 대표의 주장처럼 무한 경쟁을 하면 승리할 수 있는가. 페미니스트는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하고, 대안적 세계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지원 여성의당 공동대표는 여성할당제를 ‘과대대표 방지제’로 바꿔 불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여성할당제가 특권과 결부된 현 시점에서 이 제도가 가진 한계가 있다. 특정 집단이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 문제라는 프레임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정은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성 정치인 발굴도 중요하지만, 여성 정치인이 얼마나 연속적으로 일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 보인다”며 “여성이 당직 가운데서도 공천관리위원장 등 고위직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하는 건 이데올로기 싸움이고, 이준석이란 정치인이 거대 야당의 당수가 된 건 그 이데올로기 싸움이 제도권 정치의 중심으로 들어왔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이날 행사는 ‘위기의 시대, 페미니즘에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심포지엄 첫회로 치러졌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페미니즘 관점에서 기후위기, 코로나19 팬데믹, 기술과 자본주의 미래, 알고리즘 정치와 민주주의 위기를 진단하고 ‘다른 미래’를 상상하고자 총 5회에 걸쳐 치러지는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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