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살에 번식 시작하는 이 '살아있는 화석', 몇살까지 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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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집이 두툼한 8개의 지느러미를 독특하게 움직이며 해저 동굴에 서식하는 고대 물고기 실러캔스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긴 100년 가까이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마헤는 "장수하며 느린 생활사와 번식률이 낮은 동물은 자연적 인위적 환경변화에 극히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실러캔스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멸종위험에 놓여 있음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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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동굴 사는 실러캔스
수명 약 100년 '느리고 긴 삶'
뱃속에서 태아 5년 자란 뒤 출산
살집이 두툼한 8개의 지느러미를 독특하게 움직이며 해저 동굴에 서식하는 고대 물고기 실러캔스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긴 100년 가까이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태아의 임신 기간은 5년에 이르고 중년인 55살이 되어서야 번식에 나서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러캔스가 가장 느린 생활사를 지닌 물고기로 드러나면서 부수 어획과 기후변화 등에 의한 멸종위험에 한층 취약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켈리그 마헤 프랑스 해양개발연구소(IFREMER) 연구원 등은 18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린 논문을 통해 실러캔스의 비늘에 남아있는 나이테를 정밀분석해 생활사를 새롭게 추정했다. 연구자들은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에 소장된 새끼 1마리와 태아 2마리를 포함한 실러캔스 표본 27마리의 비늘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제까지 실러캔스의 수명은 비늘 나이테를 계산해 약 20살로 추정했다. 그러나 실러캔스는 길이 2m 무게 105㎏의 거구로 자라는 데 비춰 지나치게 나이를 과소평가했다고 연구자들은 생각했다.
기존의 연구방법인 투과현미경이 아닌 편광현미경을 이용해 비늘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제까지 나이테로 알려진 무늬 안쪽에 보이지 않던 촘촘한 새로운 나이테가 확인됐다. 해마다 형성되는 양상을 분석한 결과 새로 발견한 나이테가 진짜 나이테임을 확인했다.
연구자들은 “수명이 20년이라면 실러캔스는 물고기 가운데 가장 빨리 자라는 종인 셈”이라며 “실제로 이 물고기는 신진대사가 느리고 번식률이 낮은 등 느리게 자라는 심해어의 특징을 많이 지닌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추정한 표본의 가장 많은 나이는 84살이었다. 마헤는 “이런 분석 결과는 실러캔스의 수명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5배 더 길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다시 말해 1세기 가까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분석 결과를 적용하면 실러캔스가 성숙해 처음 번식에 나서는 나이는 수컷은 40∼69살, 암컷은 58∼66살로 나타났다. 또 태아는 어미의 뱃속에서 5년 동안 자란 뒤 태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헤는 “실러캔스는 바닷물고기 가운데 가장 느린 생활사를 지닌 물고기의 하나이며 심해 상어와 비슷해 보인다”고 말했다. 심해나 찬 바다에서 사는 상어는 느리고 긴 삶을 사는 것으로 유명하다(▶최장수 척추동물 그린란드 상어, 150살 성숙 400년 살아).
이번 연구결과는 실러캔스의 보전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마헤는 “장수하며 느린 생활사와 번식률이 낮은 동물은 자연적 인위적 환경변화에 극히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실러캔스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멸종위험에 놓여 있음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실러캔스는 4억2000만년 전부터 살았던 ‘살아있는 화석’으로 알려진 물고기로 1938년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됐고 1998년에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다른 종이 채집됐다. 두 종 모두 매우 희귀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아프리카 종의 상태를 위급으로 술라웨시 종을 취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인용 논문: Current Biology, DOI: 10.1016/j.cub.2021.05.054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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