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성의 금융CAST]카카오뱅크 가치 39조원?

김유성 2021. 6. 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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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장외 시총 39조원, 어디까지나 추정치일뿐
타 은행과의 비교, 국내 금융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高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카카오뱅크가 지난 17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하반기 상장 약속을 지키게 됐습니다. 장외거래 시장에서는 금융권 대장주인 KB금융의 23조원 수준을 웃도는 39조원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39조원? 높긴 하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기준 카카오뱅크 주식의 장외거래 가격은 매도 호가 기준 9만7100원으로 기업 가치는 약 39조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금융권 대장주 KB금융 23조원보다 16조원 정도 더 많습니다.

한 장외거래 사이트에서 올라온 카카오뱅크 장외거래가
KB금융에 하나금융 시총(13조원)까지 더해야 카카오뱅크의 장외시장 평가 시총과 비슷해집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거둔 당기순익 1136억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주가수익률(PER, 시가총액/당기순이익)은 343배 정도 됩니다. 금융주 PER은 물론 일반적인 기업 가치와 비교해봤을 때도 과도하게 높은 편입니다. KB금융의 PER도 지난해와 올해 4~5배 수준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외거래 시장은 실제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거래되는 곳”이라면서 “실제 공모 절차에 들어가면 이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금융권에서 보는 카카오뱅크의 예상 시총은 10조원 정도입니다. 지난해 11월 27일 카카오뱅크는 7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을 때 평가 받은 가치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당시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TPG캐피탈이 2500억원 규모로 유상 증자에 참여했습니다.이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는 8조5800억원으로 산정됐습니다.

연말 카카오뱅크는 최종적으로 1조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하면서 기업가치 9조5000억원을 인정 받았습니다.

카카오뱅크, 플랫폼주로 본다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금융권의 기준으로 한창 성장 중인 카카오뱅크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갖고 있는 성장성과 플랫폼적 성격을 본다면 기업 가치가 10조원 이상, 더 나아가 20조원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이베스트증권은 지난 5월 12일 리포트에서 카카오뱅크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급속하게 성장 중이란 점에 주목해야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월말 1417만 가입자를유치한데다 매분기 50만~60만명의 신규 유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2025년 2300만명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성완종 이베스트 연구원도 보고서에서 “이 같은 추세라면 5~10년 뒤 업계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봤습니다.

이베스트증권은 카카오의 시장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일본에서 설립돼 상장까지 했던 세븐뱅크를 예를 참고했습니다. 2001년 설립돼 편의점 내 ATM을 고객 채널 접점으로 삼았던 세븐뱅크는 입출금 서비스와 함께 타 금융기관의 제휴를 통한 수수료 수익을 올렸습니다. 카카오뱅크와 동일하게 이를 적용한다면 15조원 가치가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성장성 높은 플랫폼 기업의 기준을 놓고 카카오뱅크를 평가한다면 기업 가치는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플랫폼 기업의 성장성을 가리킬 때 쓰는 순이용자 수(MAU)의 증가치나 거래액과 수신액 증가치로 봤을 때입니다. 이베스트증권은 예상 가치는 20조원에 다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를 두고 봤을 때 10조원 이상의 시총을 인정받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20조원까지 가기에는 힘들어 보입니다.

장외 예상 시총보다는 분명 낮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만으로도 4대 금융지주의 아성을 넘어설 정도입니다. 4대 금융지주 중 시총이 가장 작은 우리금융이 8조원 정도입니다. 하나금융이 13조원 정도입니다. 상장 하나만으로 하나금융 만큼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것입니다.

주요 주주 주가 부양 효과 있을 듯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라 모회사 격인 카카오와 3대 주주 격인 KB금융의 주가부양 효과가 있을지 기대됩니다. 이중에서도 KB금융의 주가가 얼마만큼 영향을 받을지 주목됩니다.

KB금융은 국내 금융주 대장주로 올초 이후 줄곧 상승해왔습니다. 카카오뱅크가 상장 ‘대박’을 친다면 KB금융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사업 분야가 KB금융의 자회사 KB국민은행과 상당 부분 겹치고,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장기적으로는 판단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효과가 전 시중은행에 미치고 이에 따른 디지털 경쟁력이 높아진다면,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좁은 국내에서 넘어 넓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게 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는 것이지요.

김유성 (kys4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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