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해나의 약통팔달]mRNA 큐어백 예방효과는 왜 47%에 그쳤나

왕해나 입력 2021. 6. 1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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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효과 낮은 시노팜, 얀센, 시노백에도 못 미쳐
실험군 중 57% '우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초기 바이러스 염기서열 사용, 투여용량 너무 적어
국내사 아이진, 임상 신청 계획..변이에도 긍정적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이번주 큰 관심을 모은 코로나19 백신이 있습니다. 전 세계 세 번째 mRNA 백신, 독일 제약회사 큐어백의 백신입니다. 큐어백 백신은 앞서 나온 화이자, 모더나의 mRNA 백신보다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이 뛰어난 2세대 백신으로 개발돼 기대가 높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프란츠-베르너 하스 큐어백 최고경영자(CEO)와의 화상 통화에서 “한국을 생산거점으로 고려해달라”고 요청해 한국 위탁생산의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독일 큐어백 본사.(사진=AFP)
하지만 며칠 전 나온 큐어백의 예방효과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는데요. 큐어백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성명에서 유럽·라틴아메리카 등 10개국 4만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중간 결과, 자사 백신인 CvnCoV의 예방효과가 47%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습니다. 같은 mRNA 백신인 화이자가 95%, 모더나가 94%의 예방효과를 나타낸 것과는 큰 차이가 있죠. 상대적으로 예방효과가 낮은 것으로 보고된 시노팜(79%)·얀센(66%)·시노백(5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효과가 기대보다 낮은 주요 원인으로는 변이 바이러스가 꼽힙니다. 큐어백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사례 124건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 서열을 분석한 결과, 1건만 중국 우한에서 보고된 초기 바이러스였고 나머지에서는 최소 13종에 달하는 변이가 확인됐습니다. 이 중 57%가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인도에서 발견된 ‘우려 변이’었습니다. G37 페루 변이는 21%였는데요. 페루변이는 지난해 12월 처음 보고돼 올해 4월까지 전체 감염자의 47%까지 급증하면서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독일, 스페인 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큐어백 백신이 우한에서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발생된 변이 바이러스(D614G) mRNA 백신 염기서열을 사용한 것이 아닌, 최초 바이러스의 S프로틴 서열을 사용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유도능이 기대만큼 나오지 못했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립니다.

큐어백 백신의 투여용량이 소량이었던 점도 예방효과를 떨어트린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국내에서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아이진 관계자는 “CVnCoV는 모더나 100ug과 화이자 30ug인데 반해 투여량이 12ug으로 상당히 소량인 특징이 있으며, 이로 인해 충분한 면역유도능이 발현되지 않은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임상 1상의 면역원성 결과에서 일반적으로 모더나 백신의 경우는 104~5 이상인데 반해 최대가 104로 나타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되는 사항으로 지적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아이진 측은 개발 중인 EG-COVID는 유럽형 변이를 항원으로 하는 mRNA 백신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지질나노입자(LNP) 대신 양이온성리포좀을 전달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LNP 내 폴리에틸렌글리콜 결합 인지질(PEG)이 일으킬 수 있는 중증 이상반응에 대한 염려도 없다는 설명입니다. 동결건조제형으로 2~8도의 냉장보관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아이진 관계자는 “국내 식약처 임상 신청이 단기 목표이며 임상에서 투여량은 50~200ug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마산병원에서 진행한 남아공 및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방어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지만,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 확인은 추가적인 반복 실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큐어백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임상 3상의 중간 결과로, 최종 결과가 남아있습니다. 하스 CEO는 “3상 최종결과를 정확히 판독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승인신청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효과가 좋고 다양한 백신이 하루라도 빨리 나와서 코로나19의 종식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왕해나 (haena0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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