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돋보기] 순한 암이라고?..갑상샘암, 무작정 수술 미루다간 '큰 화'

민태원 2021. 6. 1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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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에 따라 달라..미분화, 역형성암일땐 즉각 수술 필요

갑상샘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착한 암’이라는 말이다. 순한 암으로 불릴 만큼 예후가 좋고 늦게 자라기 때문.
이런 특성 탓에 갑상샘암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수술을 곧장 하지 않고 짧은 주기로 추적검사를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대전을지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이슬기 교수는 19일 “여느 암들이 그렇듯 갑상샘암도 종양 크기, 발생 위치와 형태, 림프절 전이 여부 등에 따라 그 예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무작정 수술을 미룬다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갑상샘암의 원인에 대해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어린 시절 다량의 방사선에 노출된 경우와 유전성 돌연변이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전체 갑상샘암의 5~10% 정도만 설명할 수 있다. 나머지 90% 이상의 갑상샘암에서는 아직 그 원인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다. 비만이나 요오드(미역 등에 많이 들어 있음)의 과다섭취 또는 섭취부족도 갑상샘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으나 아직 논란이 있는 상태다.

게다가 근래에 발견되는 갑상샘 암은 대부분 무증상이다. 이 교수는 “암이 아직 커지지 않은 상태일 때 미리 검진을 해서 발견하기 때문”이라며 “간혹 암이 점점 커지거나 갑상샘 밖으로 전이되는 경우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암이 커지면 목 앞이 불룩 튀어나오거나 만져질 수 있고 커진 암이 갑상샘 뒤쪽에 있는 식도를 누르면 음식을 삼킬 때 불편감이 발생할 수 있다. 목소리를 내는 신경을 침범하면 목소리에 변화가 오기도 한다. 또 림프절로 암이 전이되는 경우 림프절이 커져 목 앞이나 좌우에서 만져질 수 있다.

정말 갑상샘암은 수술을 급히 하지 않아도 되는 ‘착한 암’인 걸까? 암의 종류와 병의 진행정도에 따라서 다르다. 갑상샘 유두암이나 여포암이면서 진행 정도가 매우 초기인 경우, 즉 크기가 아주 작고 전이가 없으면서 갑상샘 한가운데 위치한 경우에는 예후가 좋고 크기가 커지더라도 주변 조직 침범 가능성이 낮아 정기적인 초음파검사 하에 어느 정도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갑상샘 ‘미분화 암’이거나 ‘역형성 암’의 경우 암이 매우 빨리 커지기 때문에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갑상샘 유두암이나 여포암이라도 크기가 크고 전이가 있는 등 진행 정도가 빠르다면 되도록 빨리 수술을 해야 재발이나 전이와 같은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갑상샘암의 기본 치료법은 갑상샘을 절제하는 외과적 수술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갑상샘 전부를 제거하는 전절제술과 한쪽 갑상샘만 제거하는 반절제술 중 결정하게 된다.
물론 암의 진행이 심한 경우에는 전절제술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추가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재발 및 전이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수술 후 혈액검사를 통한 암 재발 추적이 용이하다. 이때는 갑상샘 호르몬이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약을 통한 보충이 꼭 필요하다.

초기 암인 경우에는 반절제술로도 충분히 치료될 수 있다. 특히 갑상샘 수술 시에는 반회후두신경과 부갑상샘이 노출되게 되는데, 반절제술만 하는 경우 한쪽만 노출되므로 이와 연관된 합병증 발생률이 줄어들게 되는 장점이 있다.
또 반절제술 이후 남아있는 갑상샘의 기능이 원활하다면 호르몬 보충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 교수는 “결론적으로 치료 효과는 전절제술이 더 좋지만, 심하지 않은 암에서는 반절제술로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며 “수술의 선택에는 이 외에도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므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갑상샘암 수술 후에는 우선 주기적인 추적검사가 중요하다. 재발이나 전이가 발생했을 때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생존률 향상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갑상샘 호르몬을 복용한다면 이는 체내 생성이 되지 않기 때문에 복용하는 이유도 있지만 암의 재발 억제를 위함이기도 하므로 매일 아침 식사 1시간 전 공복 상태에서 호르몬만 단독으로 복용하도록 한다.

갑상샘암 환자에게 특별히 좋거나 나쁜 음식은 없다. 다만 수술 후 부갑상샘기능저하증이 와서 칼슘 수치가 떨어진 경우에는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은 치료 시작 전에 저요오드식을 해야한다.
아울러 비만이나 스트레스는 모든 암의 공통적인 원인으로 여겨지므로, 적당한 운동을 통해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잘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 치료에 도움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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