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줄고, 식욕 늘고.. '코로나 백신 괴담' 진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2021. 6. 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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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을 맞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백신과 관련된 괴담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백신 접종자는 당연히 신체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그리곤 그때 나타나는 모든 증상의 원인으로 백신을 의심하게 된다. 우연히 같은 증상을 겪은 사람들과 온라인상에서 후기를 공유하면서 과학적으로 증명되진 않았지만 마치 백신이 실제 그 증상의 원인인 것처럼 믿게 된다. 백신 괴담 형성 과정이다. 백신 괴담 중 몇 가지를 뽑아 진실을 알아봤다.

◇백신 맞으면, 식욕 증가?

최근 국내에 얀센 백신이 도입되면서 독특한 증상이 백신 부작용으로 떠올랐다. ‘식욕 폭발’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얀센 백신과 식욕 촉진 사이 연관성을 설명하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식욕을 촉진하는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가장 크게 영향을 직접 주는 건 호르몬이다. 그렐린 호르몬으로 식욕이 촉진되고, 렙틴 호르몬으로 억제된다.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는 “얀센 백신이 식욕 촉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면서도 “백신은 면역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호르몬 등 내분비계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심리적인 영향 때문일 수도 있다. 백신을 맞기 전 긴장하고 있다 맞은 후 편안해지면서 식욕이 증진했을 수 있다. 또 백신을 맞고 발열 등으로 칼로리 소모가 커지면서 배고픔을 느끼게 됐을 수도 있다.

◇백신 맞으면, 정자 수 감소?

화이자, 모더나와 같은 mRNA 백신이 정자 수와 질을 떨어트린다는 루머가 있었다.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실린 최근 연구에서 생식능력에 문제가 없는 25~31세 남성 45명 정액 표본을 mRNA 백신 1차 접종 전과 2차 접종 후 70일이 지난 뒤 채취해 분석한 결과 mRNA 백신을 맞기 전과 후 정자의 부피, 농도, 운동성, 개체 수 등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mRNA 백신뿐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백신과 같은 벡터 백신도 마찬가지로 정자 수와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리라 추정했다. 미국 마이애미 의대 란지스 라마새미 박사는 “백신이 작용하는 메커니즘은 모두 상당히 유사하다”며 “생물학에 근거해서 볼 때 이번에 실험한 백신 이외의 백신들도 남성 정자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는 남성의 생식기관에 해로울 수 있다. 영국 셰필드 대학 앨런 페이시 교수는 연구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성의 정자는 감염되지 않은 남성의 정자보다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많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백신 맞으면, 생리불순?

남성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백신 접종 후 생리불순이 생겼다고 호소하는 글이 세계적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연구로 검증된 것은 없지만, 이론적으론 가능하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생식면역학 빅토리아 말레 박사는 일부 폐경 여성,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 등이 백신을 맞은 후 하혈하는 신체 반응이 관찰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자궁 내막이 면역체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면역 세포는 자궁의 내막을 쌓고, 유지하며, 착상에 대비해 두껍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백신은 면역계에 영향을 미치는 데 이때 영향을 받은 화학 신호가 자궁에도 전달됐을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알렉산드라 알베르네 박사도 고열이나 염증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백신을 맞고 생리를 예정보다 일찍 혹은 늦게 하는 사례가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문제일 뿐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말레 박사는 “장기적이지 않은 증상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임신 가능성, 유산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뒷받침하는 증거가 매우 많다”고 말했다. 다른 질환의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에 백신을 맞고 하혈, 생리불순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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