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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김치" 말하자, 자막엔 "파오차이"..네이버 브이앱 논란

고석현 입력 2021. 06. 20. 15:14 수정 2021. 06. 2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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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네이버 '브이앱'을 통해 공개된 웹예능 '달려라 방탄'(Run BTS) 142화에서 한국어 '김치'가 중국어 자막상 '파오차이'로 번역돼 논란이 일고 있다. [브이앱 캡처]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를 놓고 온라인에서 한·중 간 '김치 기원 논쟁'이 커지는 가운데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하는 웹예능의 중국어 자막에서 '김치'가 '파오차이'(泡菜)로 표기돼 20일 논란이 일고 있다.

BTS는 지난 15일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글로벌 스타 인터넷 라이브방송 플랫폼 '브이앱'에 '달려라 방탄'(Run BTS) 142화를 공개했다. BTS 멤버들이 요리연구가로 방송에서 활약하고 있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에게 김치담그는 법을 배우는 내용이었다.

멤버들은 팀을 둘로 나눠 배추 겉절이와 파김치를 만들고, 수제비와 자장라면을 곁들이는 요리대결을 펼쳤다. 영상에서 멤버들과 백 대표는 "배추로 빨리 담글 수 있는 김치를 담그자" "김치 맛있게 드시라" 등 '김치'라고 분명히 말했다. 한글 자막에서도 당연히 '김치'라고 표기됐지만, 중화권 팬들을 위해 서비스되는 중문 자막이 문제였다. '파오차이'로 번역된 것.

BTS 멤버가 "김치 맛있게 드시라"고 말하자 중국어 자막에선 "파오차이 맛있게 드시라"고 번역됐다. [브이앱 캡처]


'파오차이'는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김치의 기원이다. 이들은 쓰촨(四川)성에서 피클처럼 담가 먹는 염장 채소인 파오차이에서 김치가 파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인증을 받은 뒤 중국의 문화공정 논란은 더 심화했다. 당시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가 '김치 종주국의 치욕'이라며 한국을 연결해 보도하기도 했다.

김치가 '파오차이'로 번역된 것에 대해 "BTS가 파오차이 홍보한 꼴이 됐다" "BTS가 농락당한 것이다" 등 네티즌 반응이 이어졌다.

네이버 측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훈령을 참고해 번역 전문가들이 이같이 번역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문체부가 지난해 7월 제정한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표기 지침' 훈령(제427호)은 "중국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음식명의 관용적인 표기를 그대로 인정한다"고 규정하며 '김치'를 '파오차이'로 규정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7월 제정한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표기 지침'훈령(제427호).


시민단체 반크는 지난해 12월 이 훈령의 문제점을 발견해 시정을 요청했고, 당시 문체부는 "향후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의 협의를 거쳐 훈령을 정비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체부는 현재까지 해당 훈령을 개정하지 않고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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