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나비효과.. 비트코인도 '외화', 과세 어쩌나

김지훈 2021. 6. 2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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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작은 국가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하면서 예기치 못한 나비 효과가 불어오고 있다.

암호화폐(가상화폐) 중 최초로 '외국 화폐(외환)' 지위가 부여될 수 있어 과세 문제가 복잡하게 꼬였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가능성은 작지만, 비트코인이 정말 외화의 지위를 얻게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면서 "극단적으로 말해 비트코인이 어느 날 달러와 비슷한 위치의 외화로서 인정받게 된다면 기존 과세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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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 "외화 격상" 주장
기재부·한은 서로 "네 소관" 미뤄
과세여부 불똥.. 외화 인정땐 비과세


중남미 작은 국가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하면서 예기치 못한 나비 효과가 불어오고 있다. 암호화폐(가상화폐) 중 최초로 ‘외국 화폐(외환)’ 지위가 부여될 수 있어 과세 문제가 복잡하게 꼬였기 때문이다. 유관 부처가 핑퐁 게임을 벌이는 가운데 현행 암호화폐 과세 방침이 그대로 유지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지정하자 일부 국내 투자자들은 이를 외화로 인정해줄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외국통화’란 ‘내국통화 외의 통화’를 일컫는다. 현행법대로라면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의 법정화폐 지위를 얻은 만큼 비트코인도 외화로 해석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외화가 아니다’면서도 명확한 근거는 내놓지 못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일 “통화는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발권력을 갖고 만드는 지폐 또는 주화”라면서 “비트코인은 이 같은 성격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애초에 통화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 이 관계자는 “(통화의 정의를) 법적으로 말하자면 애매하다”면서 “가상자산(암호화폐)이 나타나기 전에는 통화의 개념이 명쾌했는데 지금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통화의 정의를 명확히 하기 위해선 한국은행의 해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런데 한은 관계자는 “외국환거래법은 기재부 소관”이라며 이 문제와 관련해 답변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관련 부처 간 업무 처리를 놓고 ‘핑퐁 게임’이 벌어지는 사이 불똥은 과세 문제로 튀고 있다. 외화 보유 및 거래에 따른 수익은 비과세 대상이기 때문이다. 달러화를 가지고 있다가 환율 상승으로 이익을 봐도 세금을 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와 관련 기재부는 비트코인의 외화 인정 여부와 과세는 별개라며 선을 그었다. 소득세법개정안에 ‘가상자산으로 얻은 수익에 과세한다’는 조항이 추가되며 과세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대원칙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형태로든 과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비트코인 거래 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를 부과하려는 정부 방침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교수는 “가능성은 작지만, 비트코인이 정말 외화의 지위를 얻게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면서 “극단적으로 말해 비트코인이 어느 날 달러와 비슷한 위치의 외화로서 인정받게 된다면 기존 과세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과세 당국의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엘살바도르 상황 관련)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트코인에 외화 지위를 부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정리가 더 필요하다. 지금으로서는 이렇다 할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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