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빚 갚으라'며 결혼식장서 축의금 털어간 재벌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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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중순 낮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 결혼식장.
A씨 일행이 B씨 딸의 결혼식장을 방문한 시점은 그 다음달로, 채무를 둘러싼 갈등이 급기야 '축의금 강탈 사건'으로 이어진 셈이다.
다만 결혼식장에서 용역을 동원해 축의금을 강제로 가져간 행위 역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 측은 A씨와 동행했던 '성명불상 남성 6인'에 대해서도 최근 강남서에 고소를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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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서 남성 일행과 함께 축의금 가져가
혼주 측 공동공갈·공동강요 혐의 등으로 고소
배경은 '채무 갈등'..어긋난 초등학교 동창 사이
A씨와 동행한 '성명불상 6인' 정체는
1층 로비에서 한 여성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남성이 한두명씩 걸어와 여성에게 인사를 건네며 합류했다. 일행 중에는 쇼핑백을 들고 있는 남성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 또 다른 여성 A씨가 등장했다. 앞서 로비에 있던 여성은 A씨에게 남성들을 소개하는 듯 인사를 시켰다. 이렇게 모인 인원은 총 9명. 이들의 발걸음은 2층으로 향했고, 통로를 지난 뒤 3층 결혼식장에 다다랐다.
이후 남성들은 신부 측 축의금 접수대 쪽으로 향하더니 순식간에 축의금 봉투를 쇼핑백에 담기 시작했다. 신부 측 아버지가 '뭐하는 짓이냐'며 제지했지만 소용 없었다. 신부 측 친척은 이들 일행 중 한 명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으려다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축의금을 한번 더 가져간 뒤 일행은 자리를 떠났다.
◇A씨는 유명 제약사 창업주 2세…사건의 배경은
21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A씨는 국내 유명 제약사 창업주의 2세로 확인됐다.
A씨가 이러한 행위를 한 배경에는 '채무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신부 측 어머니인 B씨와 초등학교 동창 사이다. 보험업을 하던 B씨는 보험 실적 등을 유지하기 위해 A씨에게 여러 차례 돈을 빌렸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B씨가 빌린 돈은 7억 3천만 원 정도로 전해진다.
A씨 일행이 B씨 딸의 결혼식장을 방문한 시점은 그 다음달로, 채무를 둘러싼 갈등이 급기야 '축의금 강탈 사건'으로 이어진 셈이다.
B씨는 지난 4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구속됐으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B씨 측은 채무 변제에 있어 잘못을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결혼식장에서 용역을 동원해 축의금을 강제로 가져간 행위 역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 측 변호사는 "법적으로 채권추심자는 채무자 또는 관계인을 폭행, 협박하거나 위력을 사용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B씨 측은 A씨와 동행했던 '성명불상 남성 6인'에 대해서도 최근 강남서에 고소를 한 상태다.
A씨는 유명 제약사의 고위 임원을 지낸 바 있다. 해당 제약사 측은 "A씨는 현재 임직원이 아닌 관계로, 당사는 해당 사건에 대해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A씨 측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B씨 측이 주장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세한 것은 수사와 재판 중이라 얘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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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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