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안보보좌관, 김정은 발언에 "흥미로운 신호..'협상하자' 기다려"
[경향신문]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미·대남 관계와 관련해 대화와 대결에 모두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면서 북한이 협상에 나설지에 관한 명확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김 위원장이 최근 노동당 회의에서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협상 시작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달한 것은 미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한 북한 핵 프로그램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북한과 원칙에 입각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그 방향으로 일을 시작하기 위해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됐는지 여부에 대한 북한의 분명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이번 주 그(김 위원장)의 발언을 흥미로운 신호로 간주한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우리에게 어떤 종류의 더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후속적으로 취하는지 지켜보기 위해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정확히 무엇을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보낼 수 있는 분명한 신호는 ‘그래. 해보자. 앉아서 협상을 시작하자’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 핵 문제와 북한 핵 문제의 경우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루기 시작하는 외교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궁극적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에 대해 비핵화를 목표로 한 외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서 “공은 북쪽에 가 있다”고 강조해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접촉을 북한에 제안했지만 북한은 아직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평화적 환경과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자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대미·대남 관계와 관련해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총비서 동지가 새로 출범한 미 행정부의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정책 방향을 상세히 분석하고 금후 대미 관계에서 견지할 적중한 전략전술적 대응과 활동 방안을 명시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메시지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대화와 대결을 동시에 언급함에 따라 북한이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을 방문 중인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1일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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