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뤘던 회식 줄줄이 잡힐까봐.." 거리두기 완화에 직장인들은 '한숨'

김지현 기자 2021. 6. 2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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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선 반갑지만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거리두기 완화로 '부활'하는 잦은 회식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수도권에선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6인이하 모임이 허용된다. 15일 이후에는 8인 모임까지 허용한다.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시간도 밤 10시에서 자정으로 늦춰진다.

경기도의 한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모씨(29)는 코로나로 회식이 크게 줄면서 헬스장 PT(퍼스널트레이닝)를 받고 있다. 격주로 온라인 영화감상 모임도 참여한다. 윤씨는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팀원들끼리나 다른 부서와 모여 술을 마시는 문화가 있었는데, (코로나 이후) 술자리를 갖지 않는 달도 있었다"며 "비슷한 나이대 직원들은 이런 문화가 표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했다.

직장인 정모씨(30)는 올해 초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정씨는 "입사하고 나서 출퇴근 하느라 바쁘고, 회식도 잦아 시간이 없었다"며 "코로나19로 회식이 사라지고 여유시간이 생기면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방역당국의 새로운 거리두기 발표 내용이 반갑지만은 않다. 미뤄졌던 술자리가 줄줄이 잡힐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씨(27)는 "코로나 이전엔 술자리에 자주 참여하지 않으면 회사에 대한 애정이나 의욕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었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씨는 "젊은 직원에겐 회식자리 자체가 압박일 수 있다"며 "7월이면 휴가철인데 조급한 결정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재택근무 확대되길"…전문가들 "본격적인 논의 필요"
/삽화=뉴스1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되더라도 재택근무를 허용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주3일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는 정씨는 업무 효율성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그는 "출근에만 1시간10분이 걸려 사무실에 앉기도 전에 지쳤다"며 "체력과 시간도 아끼고 원하는 공간에서 일하니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3월 한 달 한국갤럽이 직장인 12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전후 직장생활 변화' 설문조사에선 직장인 81%가 재택근무를 처음 경험해 본다고 답한 가운데, 73%가 만족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25~34세는 만족한다는 비율이 90%로 △35~44세(66%) △45~54세(66%)보다 24%포인트 높았다. 재택근무 확대를 원한다는 응답에도 81%가 동의했다.

윤씨도 "반드시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날을 제외하곤 유동적으로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다. 최근 애플에선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주3일 사무실 출근을 제안하자 내부 반발이 일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2800명 이상의 애플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계속 유지하길 선호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사내 소통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김모씨(34)는 "회식이 꼭 술을 강요하는 불편한 자리인 것만은 아니다"라며 "구성원들끼리 친목을 다지고 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코로나 때문에 동료들끼리 식사를 같이 하지 못하며 아쉬운 적이 많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로나 이전과는 다른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무직은 이전에도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의 결합이 충분히 가능했지만 문화 때문에 혹은 눈치가 보여 관습적으로 출근을 하는 경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는 온·오프라인 통합 현태의 오피스 혁명이 일어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의 저자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도 "(지금의) 회식문화·근무방식은 앞으로 가야 하는 방향이다"라며 "코로나를 계기로 시기가 당겨진 것 뿐"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다만 기업들에서 급하게 근무형태를 바꾸느라 충분한 준비 등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있었을 것"이라며 "다양한 세대의 구성원들끼리 논의를 통해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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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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