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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이 실화로..도살장서 살아남은 아기 닭 '잎싹이'

김지숙 입력 2021. 06. 23. 18:46 수정 2021. 06. 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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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연상시키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고기가 되기 위해 도살장에 실려온 어린 산란계가 열흘 간 살아남아 새 삶을 시작하게 된 것.

단체에 따르면, 구조된 닭은 10여 일 전 산란계 농장에서 온 트럭 안에 섞여 있었다.

서울애니멀세이브는 "도계장 마당에서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잎싹이는 동물해방 당사자로서, 앞으로 양계산업 안에서 알을 빼앗기고 삶을 착취 당하는 수많은 새들의 현실을 알리는 일에 조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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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서울애니멀세이브, 포천 도살장에서 어린 산란계 구조
"도살 트럭에 잘못 실려온 듯..도살장서 10일간 생활"
동물권단체 서울애니멀세이브가 23일 경기도 포천 한 도계장에서 어린 산란계 ‘잎싹이’를 구조했다. 사진 서울애니멀세이브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연상시키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고기가 되기 위해 도살장에 실려온 어린 산란계가 열흘 간 살아남아 새 삶을 시작하게 된 것. 2011년 개봉해 큰 인기를 얻은 ‘마당을 나온 암탉’은 평생 닭장에서 알만 낳던 암탉이 양계장을 탈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3일 동물권단체 서울애니멀세이브 디엑스이 소모임은 경기 포천시 한 도살장에서 산란계 한 마리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 닭은 아직 산란을 하지 않은 어린 닭으로, 이날 초복 대비 비질(Vigil·동물이 고통받는 현장을 찾아 이를 목격하고 기록하는 활동) 기획을 위해 현장답사에 나섰던 활동가들의 눈에 띄면서 구조가 성사됐다.

‘잎싹이’는 도살을 위해 실려온 닭들을 실은 트럭 안에서 발견됐다. 사진 서울애니멀세이브

단체에 따르면, 구조된 닭은 10여 일 전 산란계 농장에서 온 트럭 안에 섞여 있었다. 보통 산란계들은 12~18개월간 산란을 하다가 생산성이 떨어지면 폐계가 되어 도살장에 실려온다. 아직 어린 닭이 트럭 안에 섞여있는 것을 발견한 운전노동자들이 이 닭을 계류장에 놓아주며, 닭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후 운전노동자들이 주는 사료와 물을 먹으며 도살장 앞에서 생활해왔다고 한다.

자연 상태에서 닭의 평균 수명은 12년 정도지만 달걀을 목적으로 농장에서 키워지는 산란계는 고작 3년 남짓한 생을 산다. 생후 5~6개월부터 산란을 시작해 1년 반 가량 매일 알을 낳다가 더이상 달걀을 생산하지 못하면 폐기처분 되거나 도살장으로 향하게 된다.

산란계들은 12~18개월간 산란을 하다가 생산성이 떨어지면 폐계가 되어 도살장에 실려온다. 사진 서울애니멀세이브
서울애니멀세이브 활동가는 “트럭에 실린 케이지 안 닭들은 이미 죽어있거나 알이 깨져 있는 등 참혹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사진 서울애니멀세이브

서울애니멀세이브 활동가는 “발견 당시 어린 닭은 도계장 앞에 도착한 수천 마리의 닭들 사이에서 유유히 걸어다니고 있었다. 트럭에 실린 케이지 안 닭들은 이미 죽어있거나 알이 깨져 있는 등 참혹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도계장과 운송기사들에게 이 닭을 구조하고 싶다고 하자 흔쾌히 승낙해 데려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조된 닭의 이름은 ‘잎싹이’로 정해졌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주인공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설명이다. 구조된 ‘잎싹이’는 현재 활동가의 자택에서 보호 중이며 상태가 회복되는 대로 추후 거처를 정할 예정이다. 마이크로 생추어리(구조동물을 위한 작은 보호소) 형태로 활동가가 계속 보호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국내에는 최초로 공개구조된 돼지 새벽이가 살아가는 ‘새벽이 생추어리’가 있다.

발견 당시 ‘잎싹이’는 도계장 앞에 도착한 수천 마리의 닭들 사이에서 유유히 걸어다니고 있었다. 사진 서울애니멀세이브

서울애니멀세이브는 “도계장 마당에서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잎싹이는 동물해방 당사자로서, 앞으로 양계산업 안에서 알을 빼앗기고 삶을 착취 당하는 수많은 새들의 현실을 알리는 일에 조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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