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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앞 건물 공사에 '피사의 사탑' 된 빌라, 무슨 일이?

오효정 기자 입력 2021. 06. 23. 20:07 수정 2021. 06. 2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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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주민들 'SOS'..법원과 시청은 핑퐁게임
[앵커]

앞 건물이 공사를 시작한 뒤로 집이 점점 기울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경기 광주에 250세대가 사는 빌라인데, 주민들이 시청과 법원에 도움을 요청해도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건축주와 시공사가 일단 공사를 멈추겠다고는 했지만, 주민들은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오늘(23일) 저희가 준비한 두 번째 추적보도 훅, 오효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바닥에 병을 내려놓으니 굴러가고, 문도 저절로 열립니다.

경기 광주 오포읍에 있는 250세대 빌라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두 동이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빌라 앞 쪽에 다세대 주택 공사가 시작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흙을 무리하게 파고, 말뚝을 튼튼하게 박지도 않아서 건물이 기운 겁니다.

[건축주 측 관계자 : (시공사가 무리하게 깎은 건 맞잖아요?) 그렇죠.]

집 안팎에 생긴 균열은 더 불안합니다.

건물이 밀리고 내려 앉으면서 땅에 구멍이 나 방수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었습니다.

[입주민 : (건물 사이 틈도) 벌어지면 와서 채워놓고 또 벌어지면 와서 채워놓고.]

지은지 3년밖에 안 됐는데도 타일이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건축주와 시공사가 사태를 수습하겠다며 이번 달부터 지반 보강 공사를 시작했는데, 오히려 상태는 더 심해졌습니다.

지금도 공사가 진행중인데요.

이렇게 건물 아래로 와보시면 흙이 유실돼서 틈이 벌어져 있고, 고정돼있던 나무 기둥도 들려 있습니다.

[입주민 : 바닥이 완전히 꺼져서 이게 지금 5㎝가량 내려앉았다고 봐주시면 되고. (바닥 틈도) 거의 두 배가량이 보강공사 이후에 발생이 됐고요.]

[안형준/전 건국대 건축대학장 : 앞으로 공사가 계속되면서 더 큰 피해가 예상되고요. 어스앵커(지반보강공사) 할 때는 반드시 기존 건물에 영향 주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철저한 계측 관리를 해야 합니다.]

건축주와 시공사 측은 지반이 생각한 것보다 너무 약해 벌어진 일이라는데, 주민들은 더 답답합니다.

지난 2019년부터 법이 바뀌어 지자체에 착공을 신고할 때 지반조사보고서를 내게 돼 있는 만큼 미리 조심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입주민 : '어떻게 FM대로 하냐'(하고.) 시간상으로 당기고 하다 보니 조금씩 (땅을) 파고 가야 하는 걸 한 번에, 세 번에 걸쳐서 쭉 파고.]

주민들은 지반 문제를 알고 있던 시청에도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건물이 기울기 시작하자 주공사 중지와 보강 조치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는데도 공문만 보낼 뿐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광주시청 관계자 : 허가는 제대로 나갔고요. 건축법에 맞게끔 나갔습니다. 시공하면서 건축주와 시공사가 잘못한 거겠죠.]

주민들은 법원에도 올해 3월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공사에서 문제가 더 생길지 입증이 필요하다는 건데, 시공사의 보강 공사 계획도 이번 주에야 겨우 받아본 주민들이 이를 입증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시청과 법원이 소극적으로 판단하면서 주민들의 답답함은 더 커졌습니다.

[입주민 : 저는 그들(시공사·건축주)에게 소속돼 있는 세입자 같아요.]

주민들은 최근 광주 붕괴 사고를 보며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입주민 : 포클레인이 이렇게만 눌러도 흔들려요. 넘어가는 건 한 방이잖아요.]

건축주와 시공사 측은 우선 신축 공사를 멈추고, 주민들과 협의해 지반 보강과 원상 복구 공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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