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계속.. 30년뒤 한국엔 원전 9기만 남는다

김은경 기자 2021. 6. 2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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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제로 30년 전쟁] [3]

정부는 2050년엔 원전을 9기(11.4GW)만 남기겠다는 계획이다. 탈(脫)원전 기조를 유지하며 현재 24기(23.3GW)인 원전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원전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약 29%였는데, 정부 방침대로면 2050년엔 7%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탈원전 공약에 따라 영구정지 결정이 내려진 월성 1호기./뉴시스

에너지 전문가들은 “원전을 줄이면서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신에너지 비율을 대폭 늘리기 위해서라도 원전 활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태양광·풍력 발전은 날씨와 계절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들쭉날쭉하다. 해가 나지 않는 밤이나 흐린 날, 바람이 불지 않는 때에는 발전을 하지 못해, 태양광의 설비 이용률은 평균 15%, 풍력은 23% 수준에 그치고 있다. 화력발전소나 원전 설비 용량을 대체할 만큼 태양광·풍력발전소를 많이 짓는다고 해도, 이런 ‘간헐성 전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

원전이 석탄이나 LNG 등 화력발전과 함께 지금까지 ‘기저(基底) 전원’ 역할을 해온 것은 이 같은 전력 공급의 안정성 때문이다. 탈원전과 탈석탄을 동시에 진행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발전원 구성을 바꾸면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대부분 국가가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화력발전을 줄이는 대신, 원전을 유지·확대해 재생에너지의 내재적인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에너지 믹스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발전 단가가 점차 낮아지겠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같은 필수 보조 설비와 송·배전망 확충 등에 많은 비용이 든다”며 “이는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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