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뭐길래..이통 3사, 한국판 로블록스 꿈꾼다

정길준 2021. 6. 24. 07: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미국선 이미 대세 소통 플랫폼
이통 3사, 연합체 구성해 경쟁력 확보
미국 인기 샌드박스 게임 로블록스 접속 화면. IS포토

미국 16세 미만 아이들 절반 이상이 유튜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게임이 있다. 모래 놀이를 하듯 3차원 공간에서 자유롭게 무언가를 만들고 친구와 소통하는 샌드박스 게임 '로블록스'가 주인공이다. 명품 브랜드 구찌가 이곳에 아이템 형태의 가방을 약 465만원에 판매하며 화제가 됐다.

지난 3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로블록스는 약 42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PC에서는 2MB 남짓한 용량의 프로그램만 설치하면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이 메타버스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에 날개를 단 것이다. 이를 주목한 국내 이동통신 3사 역시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영역 확장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메타버스 연합체를 구성하고, 관련 시범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온라인 게임과 유사하게 느껴지지만,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과 가상의 공간에서 소통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둔다.

쇼핑몰, 공원, 경찰서 등 일상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경제활동도 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대신할 차세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은 5G 상용화 시점부터 경쟁사보다 일찍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2019년 11월에는 가상현실(VR) 앱 '점프VR'에서 '소셜월드'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소셜월드의 활용 사례를 계속 발굴해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로 모임이 불가능한 것을 고려해 신입생, 교수가 아바타로 참여하는 순천향대학교 가상 입학식을 열었다.

이어 4월에는 최대 120명까지 동시 입장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 '점프 버추얼 밋업'으로 취업 준비생들을 모아 자사 채용 설명회를 진행했다.

순천향대학교는 올해 3월 2021년도 신입생 입학식을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소셜월드'에서 진행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증강현실(AR), VR 플랫폼에 3D 영상 제작 기술을 더해 메타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지난 14일 휴먼 VR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를 제작해 호응을 얻은 비브스스튜디오와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기존 SK텔레콤의 플랫폼에 3D 제작 및 VFX(시각특수효과) 기술을 적용해 더욱 실감 나는 메타버스 경험을 제공한다. 아바타가 아닌 실제와 같은 이용자를 가상공간에 생성하는 것이다.

KT도 메타버스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이달 초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를 비롯해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딜루션, 버넥트 등 9개 VR·AR 기업과 '메타버스 원팀'을 결성했다.

KT는 5G가 가속한 ICT 융합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여러 파트너와 협업하는 원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 처음이 LG전자, 현대중공업, 우리은행 등이 참여하는 '인공지능(AI) 원팀'이었고, 다음이 한글과컴퓨터, 서울대, 웹케시 그룹이 함께 한 '클라우드 원팀'이다.

KT는 탈통신과 함께 디지털 전환 플랫폼 기업 도약을 선언하며 핵심 역량으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내세웠다. 3번째 원팀 전략이 빅데이터가 아닌 메타버스라는 것은 그만큼 회사 차원에서도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kt 위즈 황재균 선수가 경기 시작 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라이브 팬미팅을 하는 모습. KT 제공

자체 플랫폼이 없는 KT는 일단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경험치를 쌓는다.

이를 위해 최근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를 열었다. 야구장 관중이 30%로 제한된 상황에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새로운 응원 문화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이 가상공간은 평소 출입이 제한된 라커룸, 불펜, 응원단상 3개의 맵으로 구성했다. 유니폼 등 아이템 15종 구매, 비디오 부스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KT는 향후 케이티 위즈 파크에 라이브 응원, 가상공간 커뮤니티 등 기능을 추가해 프로야구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LG유플러스는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 캐나다·일본·중국 이동통신사 등과 창립한 5G 콘텐트 연합체 'XR 얼라이언스'와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든다.

XR 얼라이언스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국제 우주 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콘텐트였다. 3D VR 최초로 실제 우주에서 찍은 '우주 유영'의 모습을 담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튜디오에서 실감형 콘텐트를 감상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지난달 ISS의 두 번째 에피소드 공개와 함께 AR 기업 트리거의 XR 얼라이언스 합류 소식을 전했다.

트리거는 약 10년간 200여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20만 시간 이상의 확장현실(XR)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토이스토리' '스파이더맨' '스타워즈' 등의 작품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XR 얼라이언스는 총 7개 지역 11개 사업자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수준의 5G 콘텐트 연합체로 발돋움했다.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VR과 AR 콘텐트를 균형 있게 선보이며 XR 산업의 고른 성장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