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5분도 안 되는 안전교육..화장실도 허락 맡아야"
[앵커]
이번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쿠팡 노동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쿠팡 노동자들이 본사 앞에서 자신들의 경험담을 털어놓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의 주장을 들어보겠습니다.
오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쿠팡 고양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대학생 최 모 씨.
쉼 없이 기계가 돌아가는 위험한 노동환경이지만, 제대로 된 안전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최OO/21살/쿠팡 일용직 노동자 : "전혀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5분도 채 되지 않는 안전교육을 했었고... 만약 진짜 불이 났으면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을 것 같아요."]
화장실 이용도 어려웠다고 합니다.
["저랑 같이 일하는 분에게 '저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물 좀 마시고 올게요' 이렇게 이야기해서 그분이 오케이한다고 하더라도 (그새) 관리자분께서 오실 수도 있고, 와서 물어봤는데 '화장실 갔어요'라고 이야기를 해도 저는 시말서를 쓰러 가야 하고..."]
쿠팡 노동자들은 물 섭취, 화장실 이용은 관리자 허락을 맡아야 했고, 휴대전화 반입금지로 비상연락도 어렵다, 배송물량이 많아 휴식시간은 보장되지 않았다고 경험담을 전했습니다.
[원은정/29살/전 쿠팡 일용직 노동자 :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일했습니다. 일했을 당시에는 '어쩔 수 없지' 하며 참고 일했습니다. 노동자들에 대한 존중이 없는 쿠팡 시스템에 이제 더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쿠팡 노동조합은 이른바 '쪼개기 계약'으로 일하는 비정규직이 워낙 많아, 이런 일터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주장합니다.
[민병조/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 : "내 계약을 회사 측에서 쥐고 있지 않습니까, 나는 왜 재계약 탈락하는지도 모르는 채 재계약에 탈락이 될 수밖에 없거든요. 무기처럼 쓰이는 겁니다, 현장노동자들을 다루고 이러는데..."]
쿠팡은 연차휴가와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있고,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비정규직 비율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쿠팡 노동자 수는 지난해에만 2만 4천여 명이 늘어난 약 5만 명으로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 현대차에 이어 3위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최민영
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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