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수사 기밀 누설' 의혹..경찰 압수 영장 검찰이 반려
[앵커]
경찰이 현직 검사가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를 조사하려고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에서 반려당했습니다.
경찰이 불복해 영장심의위원회가 열렸지만 역시 검찰 손을 들어줬습니다.
경찰은 결과를 존중하지만 심의위가 공정하지 않다는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부터 중외제약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은 압수한 임직원의 휴대전화에서 통화 녹취 파일을 발견했습니다.
대화의 상대방은 검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였습니다.
이 변호사는 통화에서 중외제약 관련 수사 정보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은 통화한 임직원을 불러 녹취 파일을 들려주며 대화 내용을 조사했습니다.
이후 현직 검사가 전관 변호사에게 수사 기밀을 누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녹취 파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이 영장 신청이 위법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불복했습니다.
영장 반려가 적절한지 따지는 영장 심의위를 열어달라고 서울고검에 요청했습니다.
수사권 조정으로 올해 1월 제도가 도입된 뒤 첫 사례입니다.
검찰은 녹취 파일을 들려주기에 앞서 새로운 혐의를 수사하기 위한 영장이 필요한데도 이를 건너뛴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경찰은 녹취 파일만으론 범죄 혐의를 판단하기 어려워 추가 확인 과정이 필요했다며, 형식적인 논리로 실체적인 진실 파악을 막아선 안 된다고 맞섰습니다.
영장심의위는 영장 청구가 부적정하다며, 검찰 손을 들어줬습니다.
경찰은 심의위원회 결정을 받아들인다면서도, 공정성에 불만을 내비쳤습니다.
서울고검장이 심의위원을 위촉하게 돼 있고, 위원 명단도 공개되지 않아 기피 신청도 할 수 없다며 관련 규정을 고쳐야 한다는 게 경찰 입장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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