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백신 냉장고 코드 뺀다"..日 이번엔 '플러그 괴담'

이영희 2021. 6. 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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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서 비슷한 사고 잇따라..2천회분 폐기
"밤에 분명 꽂혀 있었는데"..침입 흔적도 없어
백신 반대 단체 소행? 연관성 밝혀지지 않아

일본 각 지자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보관하는 냉동고나 냉장고의 전원 플러그가 콘센트에서 빠지는 의문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백신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플러그를 뽑자'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번지고 있지만 이와 관계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12일 일본 고베시의 코로나 백신 접종회장에서 의료진이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8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오사카(大阪)부 네야가와(寝屋川)시 코로나19 백신 접종회장에서 지난 19일 냉장고의 플러그가 빠져 백신 510회분을 폐기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장 책임자는 전날 퇴근 전 냉장고의 전원이 꽂혀있는 것을 확인했으나 다음 날 오전에 와 보니 코드가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밤에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은 없었다.

효고(兵庫)현 아시야(芦屋)시에도 25일 아침, 백신 냉장고의 플러그가 빠져 있는 게 확인됐다. 24일 저녁 담당 직원은 냉장고가 있는 방에 자물쇠까지 채우고 귀가했다고 한다. 심지어 백신 냉장고 플러그는 쉽게 빠지지 않도록 테이프로 벽에 고정돼 있었다. 시 관계자는 "직원 중 누군가가 실수로 코드를 뽑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지난 5월 말부터 일본 각지에서 비슷한 사건이 이어졌다. 고베(神戸)시와 요코하마(横浜)시, 지바(千葉)현 이치하라(市原)시와 사이타마(埼玉)현 가와고에(川越)시, 시마네(島根)현 오다(大田)시 등에서 발생해, 총 2100회분의 백신을 폐기해야 했다.

대부분은 원인 불명이다. 오다시 관계자는 "직원이 코드를 밟아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한다. 하지만 백신 냉장고 제조업체 담당자는 "몸을 구부려 일부러 플러그를 뽑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빠졌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백신 냉장고 플러그가 빠져 백신을 폐기한 기사를 올리며 ″고마워″라고 쓴 트윗. [트위터 캡처]


한편 일본 트위터에서 5월 말부터 백신 접종 반대 운동의 하나로 '#플러그를 뽑자(プラグを抜こう)'는 해시태그가 퍼지고 있다. 지난 16일엔 백신에 반대하는 정치단체의 당수라고 본인을 소개한 이용자가 트위터에 오다시의 백신 폐기 사례를 올리며 '고마워'라는 코멘트를 달아 이들의 소행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과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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