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사고 극단 선택?" 김휘성군 향한 의혹에 전문가가 한 말

배규민 기자 2021. 6. 2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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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김종택기자 = 지난 22일 학교 수업을 마친 뒤 서점에 들렀다 소식이 끊긴 김휘성 군이 실종 1주일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28일 오전 김 군의 시신이 발견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연수원 인근 야산. 2021.06.28. jtk@newsis.com


경기 성남시 서현고 3학년생 김휘성군이 실종 7일만에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정황상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했지만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군중심리에 동참해 확인되지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유족들의 트라우마를 깊게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실종 7일 만에 야산서 숨진 채 발견…경찰 "타살 흔적 없어"
29일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6시33분쯤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연수원 정문 남측 방향 야산 능성 산책로 인근에서 김 군의 시신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김 군은 반듯한 자세로 누워있었고 복장은 실종 당시 입었던 교복 그대로였다. 현장에서 극단선택임을 알 수 있는 도구가 발견됐으나 유서는 나오지 않았다.

김 군은 지난 22일 부모에게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9시쯤 들어가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후 연락이 두절했다. 휴대폰은 이날 학교 책상 서랍에 두고 나와 위치 추적이 불가능했다.

김 군은 같은 날 오후 4시40분쯤 하교한 뒤 편의점에 들러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서현역 인근 서점에 들러 수능특강 관련 서적 5권을 샀다. 이후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한 뒤 마을버스를 타고 분당구 새마을연수원에서 하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마을버스에는 블랙박스가 없지만 해당 시간 내 버스정류장을 거쳐 간 다른 버스들의 블랙박스 영상에서 김 군이 마을버스 좌석에 앉아있는 모습이 찍혔다.

경찰은 김 군이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관상 몸에 상처 등이 없었고 여러 가지 다른 이유에서 타살로 의심할만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극단적 선택이라면 전조증상 찾아야" "무분별한 의혹 유족 트라우마 심화시켜"
실종 이후 김 군의 일부 행적에 대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일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김 군이 집에서 나와 수능 관련 교재를 구매한 뒤 야산으로 향한 점이나 교통카드를 충전하고서도 버스를 탈 때 현금을 사용한 점 등은 쉽사리 이해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극단적인 선택이 맞다면 경찰이 '전조증상'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 교수는 " 자살에는 반드시 전조증상이 있다"며 "(김 군이)주변사람들에게 간접적이나마 전달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서가 없는 점과 그 전에 일상 생활을 자연스럽게 한 점 등만으로 타살의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고 공 교수는 판단했다. 그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더라도 일상적인 행동은 할 수 있다"며 "과거 사례에도 그런 일은 있었다"고 했다. 또 "자살의 경우 유서를 남기는 비율은 30%이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타살 의혹을 제기하는 분위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 교수는 "증거에 기반하지 않고 (누리꾼들이)의혹에 살을 붙여서 재구성하는 건 위험하다"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하면 유족들의 트라우마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간절히 기다렸는데..너무 마음이 아프다" 애도 행렬…경기교육감 "교육 책임자로서 사죄"
김 군의 사망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누리꾼들은 지난 27일까지도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김 군의 실종 소식을 퍼뜨리며 무사 귀가를 바랬다. 사망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전날 자신의 SNS에 숨진 채 발견된 김군의 소식을 전하면서 "안타까움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그동안 살아만 있어 달라는 애타는 부모님의 호소에 우리 교육계는 모두 숨죽이고 간절한 마음으로 함께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이 겪어 온 삶의 무게가 너무 힘들었는지는 모르나 우리 교육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계와 책임감에 머리 숙여 고인과 가족들에게 사죄의 마음을 표한다"며 입시 위주 교육의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고인이 아픔이 없는 경쟁 없는 나라에서 평안을 얻기를 기원한다"며 "학부모님들의 슬픔에 함께하면서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애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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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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