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텅비었던 유니클로 매장엔 다시 손님 '북적'

오정은 기자 2021. 6. 2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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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재팬 2년] 유니클로 불매로 흉흉했던 민심..2년 만에 회귀
지난 6월19일 주말을 맞아 유니클로 용산 아이파크몰점을 찾은 시민들. 유니클로 매장 계산대에 십여명의 손님들이 계산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오정은 기자


#지난 6월19일 용산역 인근 초대형 매장 유니클로 용산 아이파크몰점에는 활기가 넘쳐 흘렀다. 2년 전 'NO재팬' 불매운동 시작 직후 개미 한 마리도 찾기 힘들 만큼 불매의 충격이 컸던 상황과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일본 불매에 코로나19(COVID-19)까지 겹치면서 매출 폭락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매장이 텅 비었던 유니클로다.

주말을 맞아 유니클로 아이파크몰점을 찾은 직장인 최모씨(39)는 "여름에 쾌적하게 입을 수 있는 하의로 유니클로의 감탄 팬츠만한 제품이 없다"며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나고 입었을 때 편안하고 특히 원단이 좋아 유니클로 제품을 산다"고 말했다. 최씨는 감탄팬츠와 함께 띠어리(Theory) 협업 재킷, 폴로 셔츠들을 관심 있게 구경했다. 남성복 코너에는 인기가 많은 남성용 셔츠와 재킷 일부는 XL(엑스라지) 사이즈 등 고객들이 많이 찾는 사이즈는 줄줄이 품절된 상태였다.

이날 유니클로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연령대가 다양했다. 20대~30대로 젊은 여성에서 30대 후반~40대 초반 남성, 50대 주부에서 60대 남성까지, 장바구니에 옷을 한 가득 담은 채 전 연령층이 쇼핑을 하고 있었다. 중앙 계산대에는 5명의 직원이 동시에 계산을 담당했지만 10여명의 인파가 줄을 선 채 기다리고 있었다. 2019년 7월 시작된 불매 이후 거의 2년 동안 유니클로 매장에서 구경하기 어려웠던 풍경이다.

불매운동 이슈가 줄어들면서 매장 고객이 늘었지만 완연한 회복세라고 말하긴 어렵다. 전성기에 비해 매장 수나 실적 등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2019년 8월말 190개였던 유니클로 전국 매장 수는 2021년 6월 말 기준 138개로 급감했다. 폐점으로 인한 구조조정 효과에 작년 하반기(2020년 9월~11월)에 한국 유니클로는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비용 효율화와 적자 매장 폐점을 단계적으로 실시한 결과로 이익이 돌아선 것이다. 하지만 2018년에 기록한 1조3000억원대 기록적인 매출 회복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올해 경기회복으로 작년보다 매출이 늘고 있으나 2019년 이전 수준은 아니다"며 "한국 유니클로는 비용 효율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O재팬 불매운동 로고(왼쪽) 유니클로 로고(오른쪽)
"불매 오래가지 못할 것" 실언의 대가 컸다
2019년 7월2일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의 최대 표적이 됐던 유니클로. 2005년 한국에 진출한 뒤 15년 만에 매출 1조원대, 연간 영업이익 2000억원을 내는 회사로 성장했지만 '한국 캐주얼 의류 시장' 제패의 꿈은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충격에 물거품이 됐다.

2019년 7월11일 오카자키 타케시 유니클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한국에서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실언하며 시작된 불매의 불길은 'NO 재팬=NO 유니클로' 운동으로 이어졌다. 소비재로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데다 대체제(타 캐주얼 브랜드)가 있는 유니클로는 'NO 재팬'의 표적이 되며 2019년 7월부터 11월까지는 매장에서 손님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 됐다. 일부 시민들은 '유니클로 순찰대'를 자처하며 매장이 사람이 없는 걸 점검했고 택배 회사 직원들은 유니클로 배송을 거부했으며 유니클로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길거리에서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을 정도였다.

국내 패션업계에서는 단일 브랜드를 가진 패션회사가 연 매출 1조원을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치열한 경쟁과 유행에 민감한 패션 시장의 본질적 특성상 단일 브랜드로 1조원대 매출을 달성하기 쉽지 않아서다. 연 매출 3000억이면 상당히 인기도 많고 인지도 높은 브랜드로 간주되며 7000억원이면 초대형 브랜드로 성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조원은 패션회사에겐 '꿈의 숫자'에 해당되는데 유니클로가 그 어려운 걸 해냈다. 하지만 불매 1년 만에 유니클로의 매출액(2019년 9월1일~2020년 8월말)은 6298억원으로, 전년 1조3781억원 대비 54.3% 폭락했다. 전년 1633억원이던 순이익은 994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불매 충격에 1000억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보복 소비' 여파에 유니클로를 떠났던 고객도 돌아오고 매출 회복도 나타나고 있지만, 2019년 불매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 질샌더 디자이너 협업 제품인 +J 컬렉션을 구매하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명동중앙점은 지난해 12월 결국 폐점했다/사진=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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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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