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부터 해운까지..하반기에도 원자재값 '고공행진' 예고

조인영 2021. 6. 2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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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등 7월 열연강판 등 강재값 줄인상
글로벌 선박 발주 증가에 컨선 등 선가 상승세 지속
항만 적체·선복 공급난에 해운사, 운임 인상 단행
7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자카르타(Jakarta)호’가 부산 신항 HPNT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HMM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크게 개선되면서 하반기에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7월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해운사들도 일제히 운임 인상에 나선다. 강재값 상승과 발주량 증가가 맞물리면서 선박 가격 역시 당분간 '고공행진'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경제 경기 회복으로 설비투자가 늘어나면서 철강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건축자재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가장 기본적인 철강 제품인 열연강판 가격은 최근 들어 130만원을 넘어섰다. 열연강판이 130만원대에 거래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열연강판 가격은 지난해 12월 t당 70만원대에서 올해 4월 100만원대를 넘어선 뒤 지난달에만 2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정부의 경기부양책 시행에 따른 건설경기 회복, 가전 수요 확대에 따른 봉·형강류 수요 증가에 기인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철강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6.7% 늘었으며 생산도 6.0% 증가했다.


특히 원재료로 활용되는 철광석·원료탄(강점탄)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하반기에도 열연, 후판, 차강판 등 철강재 가격 인상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올해 4월 평균 178.5달러에서 5월 207.2달러로 오른 뒤 6월에는 213.03달러로 뛰었다. 유연탄(호주 강점탄 FOB) 가격의 경우 올해 3~4월까지 110달러 수준을 유지하다 5월 평균 124달러, 6월 평균 171달러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7월 유통향 열연강판 가격을 t당 10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현대제철 역시 10만원 인상을 추진중으로, 가격 인상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2021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통해 글로벌 수요 증가와 국내 생산 확대, 철강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하반기 수출과 내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5.2%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철광석 가격 추이(자료:한국광물자원공사)ⓒ데일리안

조선업계도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 랠리'를 이어가면서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5월 글로벌 누계 발주량은 1907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1~5월 1301만CGT 보다 47% 늘어난 수치다.


특히 물동량 증가로 발주가 급증하고 있는 대형 컨테이선을 중심으로 글로벌 발주가 늘고 있다. 올해 1~5월간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118척으로 전년 동기 8척과 비교하면 110척 차이가 난다.


이는 코로나 이후 글로벌 각국에서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면서 물동량이 늘어났고 관련 선박 발주·인도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해양플랜트 및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대량 인도 등으로 올해 상반기 선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환경규제 관련 친환경선박 투자 및 유가 상승에 따른 해양에너지 개발 프로젝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수주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클락슨은 글로벌 물동량 증가 등으로 올해와 내년 신조 발주량은 지난해 795척 보다 50% 이상 늘어난 연평균 1200척(3100만CGT)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LNG선 발주량 44척, 1만5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90척, VLCC(초대형유조선) 35척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수요 증가로 선박 가격 역시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6월 말 기준 선박 가격 흐름을 나타내는 신조선 선가지수는 138.51로 올해 1월 127.11 보다 11.4p 상승했다.


17만4000㎥ LNG운반선 가격은 1억9000만 달러로 올해 초 1억8900만 달러 보다 1.9% 올랐고 2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은 올해 1월 1억4400만 달러에서 이달 말 현재 1억6500만 달러로 뛰었다. 유조선과 벌크선 가격도 10.8%, 22.9% 상승했다.


대우조선은 IR 자료를 통해 "환경규제 대응과 에너지 전환 가속화 움직임에 기인한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요인이 존재한다"며 "해상풍력 투자 확대 기조에 따른 해상풍력설치선 신조 발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1년 주요 산업별 수출 증가율 전망ⓒ산업연구원

수출 화물을 실어 나르는 해운업계는 연말까지 역대급 운임을 이어갈 전망이다.


해운 시황 흐름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6월 넷째주 3785.4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 여파로 위축됐던 해상 물동량이 작년 하반기부터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운임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 등으로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 수도 함께 늘어나면서 유럽 수요까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을 물건은 넘치는 데 선박과 컨테이너는 부족하다 보니 선적 스케줄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전문지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미국 롱비치항 5월 물동량 처리량은 90만TEU로 110년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LA항은 100만TEU로 전년 동월 대비 74% 급증했다.


컨테이너 화물 평균 체류 기간은 4월 3.7일에서 5월 4.0일로 늘었다. 선박이 정해진 시간에 맞춰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을 뜻하는 '정시성' 지표는 5월 미국 서안이 23.7%로 전년 동월 대비 57.0%p 줄었고 유럽은 65.6%p 감소한 23.8%를 나타냈다.


주요 항만별로 혼잡한 상황이 지속되자 선사들은 기항지를 바꾸거나 아예 건너뛰는 방식으로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임시결항(blank sailings)을 실시하거나 운임을 올리는 방식으로 공급 조절에 나서고 있다.


독일 하팍로이드는 지중해 노선 운임을 내달 7일부로 TEU(20피트 컨테이너 크기)당 500달러 인상한다. 미주 노선을 오가는 글로벌 선사들 역시 FEU(40피트 컨테이너 크기)당 평균 1000달러 운임 인상을 추진중이다.


항만 체선 증가, 해운 운임 인상 등으로 연말까지 고운임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도 대형화주-선사간 운임계약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임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주요 수출 기업들은 글로벌 선사들과 맺는 운임 계약 시기를 앞당기거나 계약 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방식으로 부담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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