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한 내가 꼰대인가?"..외출 때도 입는 레깅스 수영복 나왔다

방영덕 2021. 6. 2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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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젝시믹스]
# 서울 광화문에서 일하는 직장인 한모(40·여)씨는 최근 인근 커피숍에 들렀다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배꼽이 훤히 보이는 크롭톱에다 살색 레깅스를 입은 여성이 커피숍에서 브런치를 즐기고 있어서다. 한 씨는 "내가 오히려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피할 정도로 당당한 그녀가 부러웠다"면서도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입고 다니기에는 좀 과한 복장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휴가철을 맞아 제주도 한 호텔로 물놀이를 간 김모(46·남)씨는 로비나 엘레베이터 안에서 수영복 차림의 손님들을 마주칠 때마다 적응이 안됐다. 코로나로 인해 공용 탈의실은 이용이 불가하다. 이에 따라 각 객실에서 수영복을 갈아입다보니 호텔 곳곳에서 수영복을 일상복처럼 입은 사람들을 많이 보았던 것. 김씨는 "각 방에서 수영복을 입고 나와야 하는 상황은 이해가가지만, 그렇다고 버젓이 수영복만 입고 호텔 여기저기를 활보하는 것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생활 더 파고드는 레깅스...이젠 수영복도 일상복처럼


레깅스는 더 이상 운동복이 아니다. 요가 필라테스 복장으로 시작했던 레깅스는 조깅이나 등산할 때는 물론 카페, 식당을 방문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등 곳곳에서 마주치는 일상복이 됐다. 아예 편의점에서 필수 속옷이나 양말을 팔듯 레깅스를 팔기도 한다.

노출의 계절 여름이 되자 레깅스는 더욱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복근을 드러내는 탱크톱과 크롭톱 티셔츠 등과 함께 입는 레깅스 패션은 이미 패피들 사이 필수가 됐다.

외출복으로 손색이 없기 위해 레깅스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여성들의 Y존이 드러나지 않도록 봉제선을 없앤다거나 배 위에서 레깅스가 말리지 않도록 허리부분에 밴드를 넣은 게 대표적이다.

급기야 레깅스를 활용한 수영복도 등장했다.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형태는 다양하다. 방수기능을 강화한 레깅스는 물론 브라탑, 크롭탑, 비키니쇼츠, 워터재킷 등이 대표적이다. 일상복 겸 수영복 신상품을 내놓은 젝시믹스 관계자는 "서핑, 수상스키 등 여름 레포츠를 즐기기 위해서 뿐 아니라 비치웨어로, 또 일상생활에서도 패셔너블하게 입을 수 있도록 애슬레저 기능을 강화한 수영복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자기몸 사랑하는 만큼 당당" vs "보는 것만으로도 불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레깅스 시장 규모는 2016년 6386억원에서 2018년 7142억원, 2020년 762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국내 레깅스 시장 규모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고 보고 있다.

시장 규모도 크고,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은 만큼 레깅스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 선정성 논란이 대표적이다.

레깅스를 선정적이라고 보는 쪽에서는 레깅스가 몸매를 훤히 다 드러내 보는 것만으로도 불편함을 근거로 든다.

30대 직장인 A씨는 "레깅스가 미니스커트처럼 노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몸에 쫙 달라붙어 몸의 굴곡을 다 드러내 문제"라며 "심지어 지하철을 탈 때도 레깅스 차림을 한 이들이 있는데 공공장소에서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겠다. 보기만해도 상당히 민망하고 불편한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레깅스 착용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차원에서 레깅스를 얼마든지 즐겨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는 MZ세대가 주로 주장하는 부분이다.

20대 직장인 B씨는 "내 몸이 편하다고 느끼는 옷을 입는 게 왜 선정성 논란을 야기하는 지 잘 모르겠다"며 "특히레깅스가 일상복처럼 되면서 오히려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몸매와 상관없이 편한 옷차림을 선택하고, 표현할 수 있게 돼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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