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얼굴 봐야 되지 않습니까"..거부에도 계속된 추행

김수근 2021. 6. 29. 20: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공군 중사 성폭력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사건 당일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저희 MBC가 유족들로 부터 전달 받았습니다.

지난 3월 2일, 그러니까 숨진 이 중사가 성추행을 당했던 바로 그날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 중사는 가해자인 장 중사에게 "내일도 얼굴을 봐야 하지 않냐' 면서 막아보려 했지만, 성추행은 최소 20분이나 계속됐습니다.

김수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사건 당일, 상사인 장 중사의 지시로 당직 근무까지 바꿔 회식에 가야했던 이 중사.

술 자리가 끝난 뒤 부대로 돌아가는 차에 오릅니다.

[회식 참석자] "**야, 부대까지 잘 갈 수 있지? 부대 빨리 찍어라."

일행이 있는데도 추행을 시작한 장 중사는 먼저 내린 노 모 상사가 앞 자리로 옮기라는데상관에게 반말까지 해가며, 거절합니다.

[노 모 상사 - 장 중사] (한 명 앞에 타.) "안 타도 돼."

뒷 자리에 두 사람만 남자 더 심해진 추행.

장 중사는 운전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이 중사가 마치 많이 취한 것처럼 말합니다.

[장 중사] "정신 차려, **아. 정신 차려봐, 정신차리라니까."

이 중사는 수치심과 공포 속에, 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하려고 일부러 말을 걸어 봅니다.

[故 이 중사 - 장 중사] "장 중사님, 내일 늦게 출근하십니까?" (나 당연히 내일 늦게 출근하지.)

혼잣말도 해봅니다.

[故 이 중사] "나는 딱 보름달이 좋더라. 보름달은 언제 뜨려나…"

그래도 추행이 더 심각해지자, 단호하게 거부의 뜻을 밝힙니다.

[故 이 중사] "장 중사님, 내일 얼굴 봐야 되지 않습니까." "…"

최소 20분이나 강제 추행을 당한 이 중사는 차량이 부대에 들어서고 나서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故 이 중사] "**야, 나 여기서 내려주면 될 거 같아." (괜찮으시겠습니까?) "응, 그냥 걸어갈 수 있어."

그런데 약 2분 뒤, 장 중사가 갑자기 따라내립니다.

[장 중사] (나 여기 세워줘라.) "여기서 말씀이십니까?"

블랙박스의 마지막 장면은 장 중사가 이 중사의 숙소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입니다.

[故 이 중사 아버지] "우리 아이가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 쳐서 가면서 '돌아가라, 바로 돌아가라, 됐다' 이렇게 하자 (장 중사가) '뭐? 신고할테면 신고해봐'…"

공군은 이 중사의 성추행 신고 직후 이 영상을 확인하고도 사건을 축소하고 덮으려 했습니다.

오늘 밤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기록과 함께 성범죄를 은폐하는 군 사법시스템의 문제점을 보도합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MBC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김수근 기자 (bestroo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282497_34936.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