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얼굴 봐야 되지 않습니까"..거부에도 계속된 추행
[뉴스데스크] ◀ 앵커 ▶
공군 중사 성폭력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사건 당일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저희 MBC가 유족들로 부터 전달 받았습니다.
지난 3월 2일, 그러니까 숨진 이 중사가 성추행을 당했던 바로 그날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 중사는 가해자인 장 중사에게 "내일도 얼굴을 봐야 하지 않냐' 면서 막아보려 했지만, 성추행은 최소 20분이나 계속됐습니다.
김수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사건 당일, 상사인 장 중사의 지시로 당직 근무까지 바꿔 회식에 가야했던 이 중사.
술 자리가 끝난 뒤 부대로 돌아가는 차에 오릅니다.
[회식 참석자] "**야, 부대까지 잘 갈 수 있지? 부대 빨리 찍어라."
일행이 있는데도 추행을 시작한 장 중사는 먼저 내린 노 모 상사가 앞 자리로 옮기라는데상관에게 반말까지 해가며, 거절합니다.
[노 모 상사 - 장 중사] (한 명 앞에 타.) "안 타도 돼."
뒷 자리에 두 사람만 남자 더 심해진 추행.
장 중사는 운전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이 중사가 마치 많이 취한 것처럼 말합니다.
[장 중사] "정신 차려, **아. 정신 차려봐, 정신차리라니까."
이 중사는 수치심과 공포 속에, 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하려고 일부러 말을 걸어 봅니다.
[故 이 중사 - 장 중사] "장 중사님, 내일 늦게 출근하십니까?" (나 당연히 내일 늦게 출근하지.)
혼잣말도 해봅니다.
[故 이 중사] "나는 딱 보름달이 좋더라. 보름달은 언제 뜨려나…"
그래도 추행이 더 심각해지자, 단호하게 거부의 뜻을 밝힙니다.
[故 이 중사] "장 중사님, 내일 얼굴 봐야 되지 않습니까." "…"
최소 20분이나 강제 추행을 당한 이 중사는 차량이 부대에 들어서고 나서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故 이 중사] "**야, 나 여기서 내려주면 될 거 같아." (괜찮으시겠습니까?) "응, 그냥 걸어갈 수 있어."
그런데 약 2분 뒤, 장 중사가 갑자기 따라내립니다.
[장 중사] (나 여기 세워줘라.) "여기서 말씀이십니까?"
블랙박스의 마지막 장면은 장 중사가 이 중사의 숙소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입니다.
[故 이 중사 아버지] "우리 아이가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 쳐서 가면서 '돌아가라, 바로 돌아가라, 됐다' 이렇게 하자 (장 중사가) '뭐? 신고할테면 신고해봐'…"
공군은 이 중사의 성추행 신고 직후 이 영상을 확인하고도 사건을 축소하고 덮으려 했습니다.
오늘 밤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기록과 함께 성범죄를 은폐하는 군 사법시스템의 문제점을 보도합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MBC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김수근 기자 (bestroo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282497_34936.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 코로나 확산세 속 '음주 회식'한 소방관들…감찰 진행중
- "육군훈련소에 소독약이 없어서…" 메달리스트 다리 괴사
- "기본주택 100만 호"vs"토지공개념"…與 부동산 정책 본격 대결
- [바로간다] 산둥성 생수병·내몽고 우유팩…백령도에 쌓인 중국 쓰레기
- "보통 2개씩 먹어요"…'비빔류 라면' 나트륨 함량 보니
- 윤석열 당심 잡기 속도전…국민의당과 합당은 '산으로'
- 올림픽 12일째 日코로나 확진 1만2천 명대…도쿄 3천709명
- 中, 스위스에 "한반도 문제 해결에 건설적 역할 희망"
- '성범죄' 로펌 대표 사망했지만…수사 내용 공개된 이유는?
- 거부권 행사하면 17표 필요‥22대 국회에선 여권 '큰 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