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치선언] '오, 제법이네'..'정치인' 尹 데뷔에 정치권 반응

이슬기 2021. 6. 30. 00: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권교체'에 방점 찍은 정치 선언문 낭독 뒤
수많은 기자들 즉석 질문에 차분하게 답변
실수 없이 끝난 윤석열 '데뷔'에 野 '호평'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잠행을 끝내고 링 위에 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에 정치권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정치인 윤석열'에 대한 호평 일색이었다. 지금까지 '정치인'으로서의 면모를 숨겨왔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잘 준비돼 있다는 평가였다.


윤 전 총장은 29일 '정권교체'에 방점을 찍은 정치 선언문을 발표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개악과 파괴를 개혁이라 말하고, 독재와 전제를 민주주의라 말하는 선동가들과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되어 국민들이 오랫동안 고통을 받을 것"이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했다.


그는 준비한 정치 선언문 낭독을 마친 뒤 즉석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소화했다. 기자들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공정에 대한 생각 △'장모가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는 발언 논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평가 △전직 검찰총장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 △왜 윤석열이어야 하는가 △한일관계 개선 방안 △X파일에 대한 입장 △주택 정책 △성장이냐 복지냐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고, 윤 전 총장은 차분하게 대응했다.


윤 전 총장은 "공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특정 시장에서 공정한 룰에 따라 경쟁을 하고 그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는 공정이 있고, 국민 한 분 한분의 생애 전주기에 기회의 공정이 있다", "민주주의는 자유를 보장해주기 위한 것이고, 다수결이면 모든 철학이 된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 "(두 전직 대통령 수감과 관련) 안타까워하는 국민이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저 역시도 그런 국민들의 생각에 어느정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는 등 비교적 명확하게 생각을 밝혔다.


내년 대선의 주요 의제인 주택정책에 대해서도 "종부세를 상위 1%로 상향하느냐 안하느냐문제는 큰 의미 없다고 본다"며 "정부세를 전면 검토해야지, 여론이 안 좋으니 최후의 부자들에게만 때릴테니 걱정말라고 해야 하는게 아니고, 필요한 주택을 용이하게 취득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등 구체적으로 답했다.

이준석 "애매모호한 화법 아닌 직설적이고 구체적 화법 인상적"
야권서 "정치인 윤석열, 첫 발 잘 뗐다", "정제된 언어로 답변" 등 평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출마 기자회견 현장 사진을 공유하며 메세지를 주고받고 있다. 윤 전 총장의 대선출마 기자회견 현장을 다녀온 한 의원이 윤 전 총장과 악수하는 사진을 올리고 '괘씸죄에 걸릴 듯'이라고 하자 다른 한 의원은 '윤총장님 악수하는 자세는 100점입니다'라고 적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 전 총장의 이같은 '데뷔'에 정치권에서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그의 연석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훌륭한 연설이고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지가 담겨있다"며 "젊은 세대가 배척하는 애매모호한 화법이 아니라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화법이 인상적"이라고 썼다.


이같은 이 대표의 평가는 이날 야권의 윤 전 총장에 대한 반응을 한 마디로 압축해 보여준다. 정치인 윤석열로서는 첫 날이었던 만큼 기대만큼 우려도 컸지만, 별다른 잡음 없이 행사를 잘 끝낸 것 자체로 좋은 평가를 받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정치인의 옷을 입은 윤 전 총장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진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라며 "이제 첫 발을 뗀 만큼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도 "전체적으로 답변을 잘했다"며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행사를 치르면서도 정제된 언어로 답변하는 것을 보며 솔직히 좀 놀랐다"고 했다.


반면 여권 인사들은 윤 전 총장을 향해 비판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의 선언문은 국민의 증오를 자극해 뭔가를 얻으려 했다"고 했으며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회견 내내 고개가 좌우로 왔다갔다해서 어지러워서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같은 반응에 오히려 야권에선 '그만큼 윤 전 총장의 존재가 두렵다는 방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야권 관계자는 "윤석열 전 총장의 데뷔에 여권이 보이는 반응을 보면 윤 전 총장의 존재감이 크다는 것이 느껴진다"며 "'때릴수록 커지는 것'이 윤 전 총장의 특기 아니였느냐.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