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돼도 마스크는 일상화

박수호 2021. 6. 30. 18: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설문으로 본 백신 이코노미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인들은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어떻게 인식하고 또 준비하고 있을까. 매경이코노미는 블록체인 기반 설문조사 앱 ‘더폴’에 의뢰, 6월 21일부터 3일간 일반인 대상 설문을 진행했다. 총 2만8669명이 응답했다.

▶1. 백신 보급, 코로나19 종식?

▷59% “아니다, 아직 시기상조”

첫 번째 질문은 ‘백신 보급을 코로나19 종식으로 볼 수 있을까?’였다. 과반수가 ‘변이가 많고 신종 감염병이 또 번질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아니다’라고 답했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아니다’ 비율이 더 높았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할 때 연령대별로 경각심을 느끼는 강도가 달랐던 점과 연관 있어 보인다. 20대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도 클럽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에 거리낌이 없었다. 반면 중장년층은 외출을 삼가는 등 위험 회피 현상이 뚜렷했다. 이런 점은 설문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20대는 ‘아니다’라는 비율이 51% 정도였지만 40대 이상 연령층은 63% 이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2. 코로나19 종식되면 마스크는?

▷“습관처럼 계속 쓰겠다” 30%

‘다테(伊達)마스크’. 2000년대 중반 신종플루 때문에 전 국민이 마스크를 썼던 일본인들이 이후 마스크를 벗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는 현상을 짚은 경제용어다. ‘다테’란 겉멋, 호기 부림을 뜻하는 말로 건강이나 보건이 아닌 다른 용도로 마스크를 쓸 때를 지칭한다.

이번 설문 결과를 놓고 보면 한국도 이런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마스크가 일상화됐는데, 백신 보급률이 높아지면 마스크는?’이라는 질문에 ‘코로나19 종식이 됐다고 확인될 때까지 계속 쓴다’는 응답자가 51.49%를 차지했다. 그런데 2위 답변율도 만만찮다.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습관처럼 쓰고 다닐 것 같다’는 답변이 29.31%에 달했다. 김유영 동덕여대 일본어과 교수는 “일본은 타인에 대한 민폐를 최소화하기 위한 에티켓 수단으로 마스크를 소비했다. 이제 이를 넘어 타인과의 거리를 두는 ‘소통 최소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핵개인화’ 방향으로 나아갔다. 한국 역시 비슷한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3. e커머스 성장 계속?

▷중장년층도 이제 익숙 “성장 지속”

유통가에서는 e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지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관련해 설문을 돌려보니 ‘성장’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응답자 34%가 ‘이커머스로 못 사는 게 없는 시대를 확인했다’며 “이커머스가 계속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40대 이상에서 답변 1위로 꼽았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오프라인에서는 구경만 하고 결국 구매는 이커머스로 쏠릴 것(17.04%)’ ‘온·오프라인 균형 성장(17.51%)’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장성철 성신여대 교수는 “비대면(언택트) 라이프스타일은 한번 익숙해지면 쉽게 달라지지 않는, 경로 의존성(관성 때문에 변화하지 않는 현상)이 강하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이 활성화된다 해도 이커머스 이용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4. 코로나 끝, 가장 하고픈 일은?

▷ ‘해외여행’ 제일 많아

코로나19 종식 선언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꼽는 질문에 응답자 24%(복수응답)는 해외여행을 1순위로 꼽았다. 2위 그룹도 엇비슷하다. 오프라인 동호회·모임·회식·워크숍 등 단체 활동(17.45%), 극장·콘서트 등 공연 관람(16.52%), 워터파크 등 야외 활동(16.16%), 스파·찜질방·사우나 자유 이용(15.82%) 등이 뒤를 이었다. 단, 5060세대에서는 ‘오프라인 동호회, 모임, 회식, 워크숍 등 단체 활동’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1위 해외여행과 근소한 차이다. 그만큼 대외, 대면 모임에 익숙한 세대임을 알 수 있다.

추가 질문으로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가능해진다면 어떤 방식으로 가고 싶은가’를 물었다. 그 결과는 ‘환경이 깨끗한 곳으로’가 가장 많은 응답률(44.04%)을 이끌어냈다. 이어 안전한 패키지 상품(24.54%), 배낭여행(14.73%), 골프, 예술 등 테마 여행(7.97%)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장성철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환경의 중요성에 눈을 뜬 데다 서구 지역 ‘아시아 혐오 현상’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여행 업계는 환경, 안전 등의 테마에 주목할 때”라고 풀이했다.

▶5. 근무 형태는 어떻게?

▷“유연근무제 유지” 다수

시차 출퇴근제, 원격근무, 재택근무….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직장문화다. ‘IT 기술이 발전해 소통 방식에 문제없다’는 인식이 있는 반면 ‘생산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해도 이런 시스템이 유지될까? 일반인들은 ‘현행 유연근무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데 방점(54.91%)을 찍었다. ‘코로나19 이전 출퇴근제로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은 34.29%다.

흥미로운 점은 40대 이하는 현행 유지가 압도적이라는 사실.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유연근무제와 출퇴근제가 팽팽했다. 50대는 유연근무제 유지가 49.2%, 출퇴근제로 복귀가 45.2%, 60대는 36.8% 대 30.4%로 나타났다.

김석집 네모파트너즈POC 대표는 “HR 관점에서 새로운 근무 형태가 자리 잡았다고 봐야 한다. 생산성, 효율성을 얼마나 잘 측정하고 이를 인사에 반영할 수 있는지, 각 기업은 인사 시스템 구축에 공들여야 할 때”라고 분석

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5호 (2021.06.30~2021.07.06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