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M&A' 고춧가루 뿌리는 中..SK하이닉스는 '언터처블'?

심재현 기자 2021. 7.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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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가 사실상 마지막 관문인 중국의 승인만 남았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견제에 심기가 불편해진 중국 정부가 전세계 반도체업계의 인수·합병(M&A)에 잇따라 고춧가루를 뿌리면서 SK하이닉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와 관련해 반독점 심사를 받는 8개국 가운데 6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미국, 유럽연합, 한국, 대만, 브라질에 이어 지난 28일 영국도 무조건부 승인을 결정하면서 중국과 싱가포르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인수합병을 추진할 때 이해관계가 얽힌 국가들로부터 반독점 심사를 받는다. 이들 국가들이 모두 승인을 해야만 합법적인 인수합병이 가능하다. 특정 기업이 시장을 독점할 수 없도록 각 국가 반독점 당국의 허가절차를 밟도록 규제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특히 중국은 모든 분야의 반도체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며 "중국 영업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기업이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중국이 최근 굵직한 반도체 기업 인수 때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승인 절차를 미루거나 불허하면서 변수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올 3월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의 일본 반도체업체 고쿠사이일렉트릭 인수 무산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정부의 심사가 9개월 이상 지연되는 사이 주가 상승으로 인수대금이 22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늘어나자 AMAT는 위약금 1750억원을 물어주고 인수를 포기했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인수 포기 발표 직후 보도에서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의도적으로 심사를 지연시켰다"고 분석했다.

퀄컴의 NXP 인수 무산도 중국의 승인 지연이 빚은 사고로 평가된다. 심사를 진행한 9개국 가운데 중국 정부가 유일하게 승인 절차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퀄컴은 2018년 7월 NXP 인수를 취소했다. 당시 계약 규모는 440억달러였다. 계약 무산으로 퀄컴이 NXP에 지불한 위약금만 20억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다만 중국 정부가 퀄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등 미국 기업의 M&A에 딴지를 건 것과 달리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일단 독과점 우려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중국이 불허할 명분이 없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을 단순 합산해도 20% 수준에 그쳐 30%대 점유율로 1위인 삼성전자와 격차가 상당하다.

이번 인수에 인텔의 중국 사업장인 다롄 공장이 포함됐고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 등에서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중국 정부가 시간을 끌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가 틀어질 경우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의 인텔이 다롄 공장에 추가 투자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며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다롄 공장 운영과 지역 경제, 더 크게는 반도체 자립 목표 달성 등을 감안할 때 SK하이닉스에 넘기는 방안을 차선책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현지 대형 법률 자문사를 동원해 중국 규제 당국에 현지 고용과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0년대 중후반 SK그룹의 중국 투자전략인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지휘한 중국 전문가로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데 주목하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최근 한미 반도체 파트너십이 강화되는 것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마지막 변수"라며 "SK하이닉스가 중국의 반도체 자립의지를 잘 활용한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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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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