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생수 사먹지 마세요"..텀블러 가져오면 물이 공짜

오현지 기자 2021. 7.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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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으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플라스틱 제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인지도 모른다.

그는 "최근 한 업체에서 종이팩에 담긴 생수를 무료로 나눠주며 엄청나게 홍보를 한 적이 있다"며 "받아서 분해해보니 종이팩 안쪽은 플라스틱 소재로 코팅돼 있었다. 기업에서 이렇게 환경적 제스처를 취하긴 하지만 목표로 하는 변화에 있어서는 새 발의 피"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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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제로]④ 지구별 약수터 이경아 대표
도내 100여 가게 약수터 지정..플로깅 활동까지

[편집자주]플라스틱으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플라스틱 제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이순간에도 끊임없이 그 무모한 도전을 시도하며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있다. '무모한 도전'이 '위대한 도전'으로 바뀌는 그날을 꿈꾸며. 뉴스1제주본부는 5차례에 걸쳐 '플라스틱 제로'를 위한 각계의 노력과 현장의 목소리 등을 소개한다.

텀블러를 가져가면 식수를 무료로 제공하는 캠페인인 지구별 약수터를 기획한 이경아 대표. 2021.7.1/뉴스1© News1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 해안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무엇일까?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3차례에 걸쳐 도내 해안에서 쓰레기 232.5㎏을 수거한 결과 가장 많은 플라스틱은 ‘생수병’이었다.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외부에서 깨끗한 식수를 찾기 어려운 지금 생수는 어쩔 수 없이 사 마셔야 하는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찾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 보니 도내 관광지 편의점 냉장고를 살펴보면 생수 종류만 대여섯 가지에 진열된 물이 수백 개를 훌쩍 넘는다.

그렇다면 집이 아닌 밖에서, 여행지에서도 쉽게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지구별 약수터 이경아 대표는 이 같은 구상 아래 제주 곳곳에 ‘약수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렇게 시작된 지구별 약수터 프로젝트는 ‘약수터’로 지정된 카페에 텀블러를 갖고 가면 무료로 식수를 받을 수 있는 캠페인이다.

2019년 문화도시제주 리빙랩 프로젝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기획돼 벌써 3년 차를 맞았다.

지구별 약수터 지정 카페에 붙은 안내문.(지구별 약수터 페이스북 갈무리) 2021.7.1/뉴스1© News1

이 대표는 “플라스틱 소비를 줄인다고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집에 쌓여가는 플라스틱 생수병들을 보며 이건 정말 문제다 싶었다"며 "곳곳에 물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생긴다면 생수 소비가 자연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이름 역시 청정 암반수를 자랑하는 제주가 지구의 좋은 약수터로 기능하길 바란다는 뜻에서 짓게 됐다.

이 대표와 팀원들이 발로 뛴 결과 약수터로 지정된 가게만 해도 어느덧 100여 개로 늘었다. 제주가 아닌 타지역에서도 3~4개 가게가 동참해 약수터로 활동 중이다.

각 카페 입구에는 '지구별 약수터' 라고 적힌 안내판이 하나씩 붙어있고, 구글맵을 통해서도 어디에 약수터가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우리가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단일품목으로는 생수병이 가장 많을 것"이라며 "쓰레기 문제뿐 아니라 생수는 상수에 비해 1000배 이상의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생수 업계에 불고 있는 '무라벨' 열풍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변화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근 한 업체에서 종이팩에 담긴 생수를 무료로 나눠주며 엄청나게 홍보를 한 적이 있다"며 "받아서 분해해보니 종이팩 안쪽은 플라스틱 소재로 코팅돼 있었다. 기업에서 이렇게 환경적 제스처를 취하긴 하지만 목표로 하는 변화에 있어서는 새 발의 피"라고 꼬집었다.

구글맵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구별 약수터 지정 가게.(구글맵 갈무리) 2021.7.1/뉴스1© News1

이 대표와 지구별 약수터팀은 지금처럼 일상 생활 속에서 하나씩 실천해나갈 수 있는 환경보호에 앞장 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매주 토요일마다 약수터 가게 주변을 돌며 플로깅(Plogging :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 활동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눈에 보이는 플라스틱 등 쓰레기 문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기후변화 문제까지 환경과 관련한 얘기를 계속해나가고자 한다"며 "조만간 개인이 발생시키는 탄소발자국을 4~5톤가량 줄여나가는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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