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도국→선진국' 인정받았다

UNCTAD 57년 역사상 첫 지위 변경 만장일치로 가결

제 102주년 3·1절을 하루 앞둔 지난 2월 28일 오전 전남 신안군 가거도 앞 해상에서 목포해양경찰서 관계자들이 태극기를 휘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목포해양경찰서

무역을 통한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기구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1964년 UNCTAD가 설립된 이래 회원국의 개도국 지위가 선진국으로 바뀐 사례는 처음 있는 일이다.

외교부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2일(현지시간) 개최된 제68차 UNCTAD 무역개발이사회 폐막 세션에서 우리나라의 ‘그룹 A(아시아·아프리카)’에서 ‘그룹 B(선진국)’로의 지위 변경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게서 한국의 선진국 위상을 명실상부하게 확인하고, 한국이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 역할이 가능한 성공 사례임을 인정받은 계기”라고 자평했다.

UNCTAD는 1964년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와 국제무역 참여 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유엔 산하 정부 간 기구다. 회원국을 그룹 A(99개), 그룹 B(31개), 그룹 C(33개·중남미), 그룹 D(25개·러시아 등 동구권) 등으로 분류한다.

이사회에 한국 수석대표로 참여한 이태호 주제네바 대사는 “우리나라는 무역은 경제발전의 주요한 수단이라고 명시한 유엔무역개발회의 설립문서의 비전을 몸소 보여주는 성공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UNCTAD를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요구받는 책임과 역할에 부합하며 기여할 것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다만 UNCTAD 내 실질 협상은 77개 개도국 그룹(G77)과 중국, 유럽연합(EU), EU를 제외한 기타 선진국 그룹(JUSSCANNZ),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등 정치 그룹 중심으로 진행된다. 한국은 UNCTAD 가입 당시 G77에 속했지만 1996년 OECD에 가입한 이후 탈퇴했고, 현재는 JUSSCANNZ에 참여해 활동하고 있어 이번 지위 변경으로 실질적인 권한에는 큰 변경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