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잿빛 토사에 사라진 마을..日 산사태 현장 가보니

황현택 2021. 7. 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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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동부 지역에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2명이 숨지고, 약 20명이 실종됐습니다.

사고 현장에선 구조 작업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지만 지반이 약해진데다 비가 더 내리고 있어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황현택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실종자 수색이 진행됩니다.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벽을 짚어 가며 구조에 나섭니다.

["누군가 계세요?"]

오물을 포함한 거센 물살은 오히려 수색대원의 안전까지 위협합니다.

["여기 유리입니다. 유리. 조심하세요."]

날이 밝은 산사태 현장.

무너진 산 경사지가 아찔하게 펼쳐집니다.

토석류가 쓸고 간 마을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고, 버스와 가재도구 등은 죄다 진흙에 파묻혔습니다.

겨우 수마를 피한 집들도 위태롭긴 마찬가지입니다.

토사를 뒤집어쓴 채 처참하게 부서진 이 자동차는 산사태 당시의 충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명이 숨지고, 약 20명의 생사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는 상황.

주말 오전 시간대 산사태가 발생한 데다, '피난 지시'도 발령되지 않아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나가타/아타미시 주민 : "'일단 조심하세요'라는 수준으로 생각했어요. 이즈산에서 토석류가 있었다는데 정확한 장소가 어디인지도 몰랐어요."]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 이 남성은 망연자실입니다.

[실종자 가족 : "(어머니가) 오르막길 위쪽 무너진 곳에 사셨는데 '어딘가 피난해 있지 않을까'라고 듣기는 했는데 어디에 계신지 모르겠어요."]

무서운 속도로 흘러내린 토사는 2Km 떨어진 바다까지 닿았습니다.

헬기와 순시선 등을 동원한 해상 수색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지만, 궂은 날씨 속에 수색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취재 중에도 지반이 약해져 추가 산사태 위험이 있다는 경고 메시지가 날아드는 상황.

사고 현장에는 내일(5일)까지 많게는 시간당 20mm의 많은 비가 예보돼 적잖은 우려를 주고 있습니다.

시즈오카 아타미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김지혜/화면제공:일본 해상보안본부

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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