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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의 시간' 내놓는 권경애 "文정권, 나치즘과 거의 흡사"

강광우 입력 2021. 07. 05. 05:00 수정 2021. 07. 0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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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야당 거부권 없애는 등
검찰개혁 전 과정이 파시즘 행태
민주주의 붕괴 알리고 싶었다"

한쪽에선 '조국의 시간', 다른 쪽에선 '무법의 시간'으로 기억한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2019년과 2020년 서초동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는 시각은 이렇게 다르다.

권경애(56·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는 지금까지 점증하는 갈등에 잠시 잊혔던 그때 서초동의 기억을 다시 꺼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검찰개혁과 선봉장을 자처했던 여권 핵심 인사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5일 출간될 예정인 『무법의 시간』에서다.

『무법의 시간』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가 4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권 변호사는 '법조계의 진중권'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엔 검찰개혁의 '응원군'이었지만, 2019년 '조국 사태'를 겪은 이후 진보 진영의 내부 고발자로 나섰다. 지난해 민변을 탈퇴하고, 이른바 '조국 흑서'(『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저자로 나서기도 했다.

권 변호사는 4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단독 인터뷰에서 "이 이야기는 꼭 공론화해달라"며 "문재인 정권은 독일 나치즘을 거의 흡사하게 따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만들어진 적(검찰·언론 등)에 대한 증오로 집단의 치부와 무능을 가리고 집단의 우수성을 확인받고 싶은 심리를 파고들어 대중을 결속시키는 정치가 바로 파시즘"이라고 설명하면서다. 다음은 권 변호사와 일문일답.

『무법의 시간』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가 4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Q : 책을 저술하게 된 계기는.
A : 이 정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이 '왜 민주주의를 붕괴하는 것인지' 사람들에게 꼭 알리고 싶었다. 입법 대신 행정명령을 남발했다. 검찰과 법원, 감사원 등을 회유하고, 회유가 통하지 않으면 축출해서 친정부 인사를 채웠다. '심판매수' 행태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검찰을 파괴하려는 행태에 법률가로서 법치주의에 대한 실존적 위험을 느꼈다. 처음부터『조국의 시간』을 비판하기 위한 건 아니었다. '조국흑서'에서 담지 못한 검찰개혁 파트를 더 이야기하고 싶었다. 책 준비를 하던 중『조국의 시간』이 나와 빨리 마무리한 측면은 있다.

Q : 책의 가제가 '독재의 풍경'이었다는데.
A : 2019년 이후 검찰개혁 전 과정이 파시즘(전체주의)의 행태라고 생각한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에서 야당의 비토(거부)권을 없앤 것이 대표적인 장면이다. 그래서 책에서 대한민국의 2019년과 2020년은 '1933년 독일 베를린의 미니어처'라고 썼다. 1933년 1월 히틀러가 총리가 되고 2월 독일 의사당 방화사건을 공산주의자들의 소행이라는 거짓말로 공산당과 사회당을 체포 구금해서 의회에서 수권법을 통과시켰다. 의회를 거치지 않고 행정부가 입법할 수 있는 독재의 길로 나아가고 그해 4월에는 게슈타포(독일 나치 정권의 비밀국가 경찰)를 창설했다.

Q : 왜 파시즘의 행태라고 생각하나.
A :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문재인 정권은 독일 나치즘이 탄생하고, 뿌리내리고, 권력을 장악하고, 행사하는 네 단계를 거의 흡사하게 따라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정치 출사표를 던지면서 국가 운영과 관련해『문재인의 운명』과 『검찰을 생각한다』두 책을 냈다. 문 대통령은 여기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정치적 타살'로 봤다. 가족과 측근의 잘못에 대한 전직 대통령의 속죄나 우리의 후진적 정치문화의 결과로 보지 않았다. 타살자는 이명박 정권과 검찰, 보수 언론 그리고 특히 더 아파했던 진보 언론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후 노 대통령의 타살자에 대한 적개심을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라는 긍정적인 정치개혁 프로그램으로 바꾸는 데 성공한다. 여기에 김어준 등 탁월한 선동가들이 결합했다. 문 대통령은 나치 돌격대와 같은 이른바 '대깨문'들을 양념이라고 칭하면서 정치적 자산으로 삼았다. 타살자들과의 전쟁.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4년 내내 그것만 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 지금 이 상황이 독재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 민주주의에서는 쿠데타나 의회 해산 같은 독재나 파시즘으로 이행하는 명백한 순간이 없기 때문이다.

『무법의 시간』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가 4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Q : 책에서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을 주요하게 다뤘다.
A : 나치 정권이 '의사당 방화사건'을 이용한 것처럼 이 정권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을 검찰개혁을 위해 이용했다.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으로 처벌하기 위해 날조된 '윤중천 보고서'를 만들고, 검찰을 악마로 만들었다. 대법원까지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에서는 윤중천이 아닌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일부 유죄가 났는데, 최근 대법원은 최씨의 증언이 검찰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는 이유로 파기환송했다. 김 전 차관에게 이런 일을 한 정권이라면 누구에게도 그럴 수 있다. '국민의 인신을 구속하는 국가의 형벌권은 절차적·실체적으로 법의 한계 내에서 행사해야 한다'는 게 헌법의 대원칙이다.

Q :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최근 이 사건으로 기소되자 사표를 냈다. 그와 민변에서의 인연도 있는데.
A : 책에서 언급했는데 이광철 전 비서관은 민정수석실에서 관장하는 기관들을 ‘ㄱ자 기관’이라고 했다. 검찰, 국정원, 경찰, 감사원 이런 것들이다. 이런 기관들은 심판 기관들인데, 이 사람들을 회유하거나 그게 불가능하면 축출했다. 충직한 성품의 인간이 어떻게 파시스트로 변할 수 있는지 그를 통해 봤다. 히틀러 시대의 헤르만 괴링(독일 나치 정권의 돌격대장)이 떠오른다.

Q : 과거 보수 정권도 문제가 있지 않았나.
A : 검찰을 정권의 입맛에 맞도록 장악하고 싶어하는 건 권력의 속성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본격적으로 검찰이 갖는 기본적 권능을 강탈하고, 그 권능을 공수처 등 다른 기관으로 이양하는 형태는 없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국가 조직의 와해가 이뤄지고 있는 거다.

Q : 스스로 한때 검찰개혁의 '응원군'이라고 했다.
A : 이 정권의 실체를 잘 몰랐다. 2019년 '조국 사태'와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 조직을 와해하고 정권 비리를 수사하는 검사들을 전부 좌천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이 정권의 실체와 검찰개혁의 본질을 깨달았다. 특히 조 전 장관이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해 '정경심에게 표창 수여 권한을 위임했다고 해주면 안 되겠냐'고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죄가 있고 없고는 검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하는데, 수사를 방해하면 안 되는 거다.

『무법의 시간』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가 4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Q : 대선에 나온 윤석열은 대안이 될 수 있나.
A :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라는 것. 그게 시대정신이다. 그리고 그 시대 정신은 이 정권의 무법과 반민주적 행태에 맞서 흔들리지 않고 헌법적 가치를 지키려 했던 윤석열로 집결되고 있다. 국민이 부른 것이다. 다만 윤 전 총장은 검찰의 중립성을 지키는 구체적인 방안을 국민에게 밝혀서 검찰총장 출신이기에 검찰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는 국민의 불안을 불식시켜야 한다.

Q : 진보에 대한 신뢰는 어떻게 재건해야 하나.
A : 진보는 몰락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정의당도 '조국 사태'로 완전히 몰락했다. 민주당은 조국의 강을 건널 능력이 없다는 것이 이번 면접관 번복 과정에서 완전히 확인됐다. 지금은 진보의 재건이 문제가 아니라 파시스트들로부터 법치주의를 복구하는 것이 급선무다. 형사·법무 서비스는 국가 기능의 가장 기본적 질서 유지 기능이다. 그 시스템이 파괴된 것을 복구하는 것이 먼저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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