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 3년만에 '최고치'..산유국 '쿼터량' 이견에 불확실성 커져

박병수 2021. 7. 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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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들이 증산계획 합의에 실패한 뒤 국제 원유값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가 5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이 쿼터 합의에 실패하면 자칫 오펙 플러스 내부의 긴장이 고조되어 원유 생산량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유가 폭락 등 혼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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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바킨도 석유수출국기구(오펙·OPEC) 사무총장이 2019년 9월 카자흐스탄의 ‘에너지 주간’ 행사에 참여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산유국들이 증산계획 합의에 실패한 뒤 국제 원유값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석유수출국기구(오펙·OPEC) 회원국와 비회원 산유국으로 이뤄진 ‘오펙 플러스’(OPEC PLUS)가 지난 주말 생산량 쿼터 등을 얼마나 늘릴지를 둘러싼 합의에 이르지 못한 뒤 5일 다시 만나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전 고위급 물밑 접촉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음에 따라 예고됐던 화상 회의가 취소됐다. 모하메드 바킨도 오펙 사무총장은 “회의는 취소됐다. 다음 회의 날짜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원유 수급 전망의 불투명성이 부각되면서 국제시장에서 유가가 상승했다. 브렌트유가 이날 1배럴(158.9리터)에 77.09달러(약 8만7천원)로 1% 올라, 2018년 이후 최고치에 기록했고, 미국의 서부텍사스중질유는 배럴당 76.20달러로 올랐다.

합의 실패는 오펙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자국의 원유생산량 쿼터 증가를 강력히 요청하면서 비롯했다. 오펙 플러스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세계 원유소비가 줄어들자, 유가 폭락을 막기 위해 하루 9만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감산량은 최근 최근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늘어나고 경제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면서 하루 6만배럴로 줄었다. 오펙 플러스는 지난주 다시 모여 추가적인 원유 증산에 합의할 예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몇년 전부터 원유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려온 아랍에미리트가 원유생산량 쿼터 배정의 기준이 되는 자국의 산유능력 평가가 너무 낮게 산정돼 있다며 이를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아랍에미리트는 현재 산유국간 합의에 따라 하루 27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으나, 실제 생산능력은 하루 400만배럴 이상일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은 이를 거부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쿼터를 늘려줄 경우 다른 산유국, 특히 국제 석유시장의 큰손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에 할당된 쿼터를 양보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산유국 대부분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석유판매 수입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누구도 양보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이 쿼터 합의에 실패하면 자칫 오펙 플러스 내부의 긴장이 고조되어 원유 생산량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유가 폭락 등 혼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해에도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가 원유생산 감축에 동의하지 않자 대폭 증산에 나서는 맞불을 놓아 유가 하락을 더 부채질했다. 당시 갈등은 유가 하락으로 미국내 세일 원유산업에 타격을 우려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중재로 봉합됐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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