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철군에 위기 맞은 아프간.. 탈레반 장악 현실화

임송수 2021. 7. 7. 04: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철군 이후 아프가니스탄이 무장반군 탈레반의 지배에 놓일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전투 의지를 상실한 정부군이 탈레반과 싸우기도 전에 항복하거나 국경을 넘어 도망치는 등 아프간 정부가 통제력을 잃고 있다.

타지키스탄 국가안보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밤 탈레반과 충돌 뒤 국경을 넘은 아프간 정부군은 1037명으로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군 전투 의지 상실 1600명 도망.. 아프간 탈레반, 국토 3분의 1 점령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특수부대원들과 무장차량들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파르완주 고르반드 지구에서 탈레반 반군과 대치하는 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철군 이후 아프가니스탄이 무장반군 탈레반의 지배에 놓일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전투 의지를 상실한 정부군이 탈레반과 싸우기도 전에 항복하거나 국경을 넘어 도망치는 등 아프간 정부가 통제력을 잃고 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아프간 북부 바다크샨에서 정부군 1000여명이 탈레반에 쫓겨 타지키스탄 영토로 도주했다고 보도했다. 타지키스탄 국가안보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밤 탈레반과 충돌 뒤 국경을 넘은 아프간 정부군은 1037명으로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다. BBC는 2주간 1600여명의 아프간 군인들이 타지키스탄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바다크샨 지방의회 의원인 아므카드 자베드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좋지 않다. 바다크샨 28개 지구 중 한 곳을 제외하고 탈레반의 통제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미군의 예상과는 달리 아프간이 점점 탈레반 수중에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탈레반은 미군이 철군계획을 밝힌 지난 5월 1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아프간 전체 421개 지구 중 3분의 1 이상을 점령했다. 특히 탈레반은 지난 2일 미군이 아프간 수도 카불 근처의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맞은 첫 주말에만 15개 지구를 수중에 넣는 등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다.

탈레반은 점령 지역에서 경제적 이익까지 챙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현지 무역상들을 인용해 탈레반이 타지키스탄으로 들어가는 주요 무역 관문을 점령하고 이웃 국가들과 암묵적 합의를 통해 관세 수입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과거 수천만 달러가 오가던 북부 중심도시 쿤두즈시 북쪽의 시르 칸 반다르의 세관을 통해 수입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현재 1430㎞가 넘는 타지키스탄과의 국경 중 70% 이상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고 있어 갈수록 경제 장악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이 가시화되자 현지인들은 생명의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미군 통역으로 일했던 샴샤드 알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의 위협이 커지면서 우리의 목숨이 위험해지고 있다”며 “특별이민비자(SIV) 절차 없이 우리를 미국이나 괌 등으로 옮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프간 통역인들은 시간이 촉박한 상황인데도 미국 비자 발급이 지연되거나 거부되고 있다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탈레반 점령지에서는 과거의 극단주의가 다시 퍼지고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익명의 탈레반 점령 지역주민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은 모든 조건을 다 갖춘 복장을 해야 하며, 남성 보호자 없이 외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990년대에 탈레반이 행했던 악습을 대부분 부활시켰다”고 전했다. 샤하라자드 아크바르 아프간 국제인권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성차별 정책이 다가오는 것을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