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효리처럼, 인생 사진 명소로 뜬 경주 '화랑의언덕'

백종현 입력 2021. 7. 7. 05:02 수정 2021. 7. 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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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단석산 중턱의 '화랑의언덕'. 2019년 JTBC 예능 '캠핑클럽'에 등장한 뒤 인기 관광지로 떴다. 핑클 멤버들이 올랐던 이른바 '명상바위'가 인생 사진 명당으로 통한다. 너럭바위에 오르면 발 밑으로 산골 마을과 다랑논이 펼쳐진다. 백종현 기자

방송을 통해 화제가 되는 장소가 더러 있다. 대개 금세 잊혀버리지만, 몇몇은 전국구 관광명소로 거듭난다. 경주 ‘화랑의언덕’이 그렇다. 2019년 핑클이 출연한 ‘캠핑클럽(JTBC)’을 통해 전파를 탄 뒤 인생 사진 명소로 급부상했다.

산 위로 푸른 초원이 펼쳐지고, 절벽의 너럭바위에서 다랑논이 펼쳐진 산골 마을을 내려다보는 장면이다. 이효리가 “아름답다.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감탄했던 장소다. 알프스나 뉴질랜드의 초원을 연상케 한다.

‘화랑의언덕’은 경주 최고봉인 단석산(827m) 중턱 해발 500m 고지에 있다. 단석산 남쪽 기슭을 따라 꼬불꼬불한 비탈길을 20여 분 차로 오르면, 16만5000㎡(5만평) 규모의 너른 초원을 만나게 된다.

화랑의언덕은 꽃과 나무로 둘러싸인 너른 초원이다. 곳곳에 근사한 조형물이 놓여 있다. 백종현 기자

경주 사람에게는 화랑의언덕보다 ‘OK목장’이란 이름이 더 익숙하다. 조각공원을 낀 아름다운 목장이어서, 1980~90년대 가족 나들이 장소로 제법 인기를 끌었단다. 지금의 청소년 수련 시설이 생긴 건 2000년대 들어서다. ‘화랑의언덕’이라는 이름도 그 무렵 붙었다. 단석산 일대는 신라 때 화랑이 심신을 수련하던 장소로 전해진다.

세월호 침몰 사건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으나, 핑클이 다녀간 후 반전을 맞았다. “4년 전만 해도 하루 방문객이 30~40명에 불과했는데. 핑클이 다녀간 후 하루 3000명씩 들기 시작했다”고 노장환(58) 대표는 회상했다. 코로나 이후 다시 방문객이 줄었지만, 요즘도 주말이면 1000명 가까이 언덕에 든단다. 한 사람당 입장료 2000원을 받는다.

인스타그램에 '화랑의언덕'을 검색하면 수많은 인증 사진을 찾을 수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화랑의언덕을 찾는 방문객은 20~30대 젊은 층이 대부분이다. 도시락과 돗자리를 챙겨와 피크닉을 즐기고, 의자‧피아노‧계단 등 초원 곳곳에 놓인 조형물을 배경 삼아 기념사진을 찍는다. 인스타그램에 ‘#화랑의언덕’을 검색하면 3만6000개가 넘는 게시물이 뜬다. 그 가운데는 이른바 ‘명상 바위’에서 찍은 사진이 가장 많다. 핑클 멤버들이 함께 올라가 경치를 감상하던 그 너럭바위다. 바위에 오르면 자동으로 인생 사진의 구도가 완성된다.

언덕에는 지금도 목장이 일부 남아있다. 면양과 산양, 돼지와 말이 초원에서 풀을 뜯는다. 먹이 주기 체험도 가능하다. 사계절 꽃으로 화려한데, 지금은 샤스타 데이지가 한창이다. 7월 말이면 해바라기가 바통을 이어 받는다. 언덕 가장 높은 자리에 피라미드 모양의 전망대가 있다. 언덕 초입에는 근사한 카페를 품은 연못 수의지가 있다. 유의할 점도 있다. 화랑의언덕으로 가는 길은 그리 녹록지 않다. 중간중간 비포장도로를 만나고, 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정도로 좁아지기도 한다. 한산한 평일에 가는 게 여러모로 이롭다.

‘캠핑클럽’에서처럼 차박도 할 수 있을까. 노 대표는 “방송 이후 캠핑 문의가 많았다. 8월에 30개 동 규모의 오토 캠핑장을 열 계획이다. 방송에서처럼 이제 차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주=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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