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연속 1200명대..4차 대유행 둑 무너뜨린 2030·강남

2021. 7. 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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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떨어진 2030, 활동량 왕성
인구 밀집한 서울 도심, 폭발력 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12명을 기록한 7일 오후 무더위 속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다. 이날 서울 강남과 송파 일대 선별진료소는 확진자 급증과 무역센터 현대백화점 집단 감염 여파로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하루 최다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4차 대유행은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지역적으로는 수도권 그 중 서울 강남 지역이 유행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전파력이 높은 수도권의 젊은층이 오히려 백신 접종 사각지대에 있다며 이들에게 백신을 빨리 맞혀야 하는게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확진자 45%가 20~30대…백신 접종도 10~20%에 그쳐=우선 이번 4차 대유행을 주도하는 연령대는 2030 젊은층이다. 젊은층은 워낙 활동량이 넓은데다가 코로나19에 확진되더라도 무증상 또는 경증으로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중 20대 비율은 27.2%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가 18.65%, 30대 17.66%, 50대 16.01% 순이었다.

최근(6월 27일∼7월 3일) 수도권에서 발생한 20대 확진자는 총 1114명으로, 직전 주(6월 20일∼26일) 636명의 배에 가까웠다.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확진자 수와 발생률이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서울에 사는 한 30대 직장인은 “처음에는 겁이 좀 났지만 사망하는 분들 대부분이 고령층이라 상대적으로 위기감이 덜했던 건 사실”이라며 “그런 점 때문인지 주변 또래들을 보면 마스크만 쓸 뿐이지 코로나 이전과 같은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다른 연령대에 비해 경각심이 낮아진 2030이다보니 코로나 이전과 같은 활동량을 보이면서 접촉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주점 등 소규모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장소는 대부분 젊은층이 많이 찾는 곳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밤에 거리에 나가면 술을 먹거나 모임을 갖는 분들 대부분이 20~30대 젊은층으로 보인다”며 “자신이 감염되었더라도 증상이 없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주점 등에서 사람들과 술 먹고 대화하니 전파가 되기 쉬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20~30대의 경우 백신 접종에서도 소외돼 있었다는 점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사회필요인력을 제외한 20대는 그동안 백신 접종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고, 아스트라제네카(AZ), 얀센 잔여·사전 접종 대상에서도 제외돼 감염에 취약한 집단 중 하나다.

지난 5일부터는 2003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화이자 잔여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20대도 접종이 가능해졌지만, 사회필수인력·교차 접종자가 우선 순위에 놓인 만큼 일반인이 예약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정부는 20~30대에 초점을 맞춰 방역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20~30대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임시선별검사소를 운영한다. 인구이동량이 많고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지역 예컨대 서울은 강남스퀘어광장, 홍익문화공원, 청계광장, 구로디지털단지, 노원구·양천구 학원밀집지역 등이다.

젊은 층이 많이 출입하는 시설의 선제검사도 실시한다. 유흥시설·주점, 대학 기숙사, 노래방, 학교·학원, 실내체육시설과 고위험 사업장을 중심으로 주기적 선제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직장인 대상의 ‘찾아가는 선별검사’도 시행한다. 대형사업장(50인 이상)을 대상으로 사업주의 신청을 받아 선제적 진단검사를 추진한다.

▶서울 강남, 코로나 검사 인원 폭증에 한때 채취키트 동나기도=지역적으로는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자 특단의 대책을 준비 중이다.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지역별 비중을 보면 서울이 32.4%로 가장 많고, 이어 경기 28.2%, 인천 4.3% 등 이날 확진자의 90% 가까이가 수도권에서 나왔다. 특히 서울에선 강남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는 검사자가 몰리면서 전날 오후 2시간여간 검사 신청 현장접수를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보건소가 당일용으로 준비해 뒀던 4500개의 검체 채취키트(면봉 등)가 소진됐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검사 희망자 일부는 안내를 받은 뒤 검사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 관계자는 “평상시 검사 인원의 2배 정도로 키트를 준비해 놓는데, 검사 인원이 급증하면서 일시적으로 키트가 모자라게 될 상황이었다”며 “전날 강남구가 운영 중인 선별진료소들의 검사 인원이 평상시보다 갑절인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강남구에서는 최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집단감염으로 최소 48명의 확진자가 확인됐으며, 백화점 직원 등 3615명을 상대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7일 긴급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금이 최대 위기”라고 진단하며 “심야 대중교통 감축 운행, 선제검사 확대, 병상 확보 등을 통해 확산세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워낙 인구가 밀집해 있는 지역인데다가 젊은층도 많다보니 한 번 폭발하면 걷잡을 수 없는 것이 수도권 상황”이라며 “이제 고령층 접종이 어느 정도 이뤄졌으니 활동량이 많아 전파의 위험이 높은 젊은층에 대한 백신 접종을 앞당길 수 있는지 그 방법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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