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전 경복궁 화장실 발견.. "현대 정화 시설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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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약 150년 전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공중화장실 유적이 발견됐다.
이장훈 한국생활악취연구소장은 "물을 이용한 정화 시설을 갖춘 경복궁의 대형 화장실 유적은 외국과 비교해도 유례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현대식 정화시설을 갖춘 최고(最古)의 화장실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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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약 150년 전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공중화장실 유적이 발견됐다. 선진 정화 시설을 갖췄으며 하급 관리와 궁녀, 군인이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궁궐 내부에서 화장실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8일 길이 10.4m, 너비 1.4m, 높이 1.6∼1.8m의 네모꼴 석조 구덩이 형태의 화장실 유적을 공개했다. 근정전 동편의 왕세자 생활 공간인 동궁 권역 남쪽에서 찾았다. 전각 위치를 그린 ‘경복궁 배치도’(1888년~1890년), 전각 칸수와 용도를 설명한 ‘궁궐지’(1904년) 등 문헌과 토양에서 나온 기생충 알, 오이·가지·들깨 씨앗을 근거로 연구소는 석조 유적을 화장실이라고 결론 지었다.
고종(재위 1863년~1907년) 때 경복궁을 중건하며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와 목탄·소뼈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화장실은 1868년 만들어져 20년간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화장실 유적이 있던 자리에 1891년 계조당이 들어섰다. 일제는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장을 지으며 동궁 권역을 훼손했다.
화장실 유적은 바닥과 벽면을 모두 돌로 마감하고 모서리는 진흙을 발라 분뇨가 밖으로 새지 않도록 했다. 미생물을 이용하는 현대식 정화조와 유사하다. 물이 들어오는 입구수(入水口) 1개와 물이 빠져나가는 출구수(出水口) 2개가 설치됐다. 익산 왕궁리 유적과 양주 회암사지에서도 대형 화장실 유구가 나왔지만 경복궁처럼 입수구와 출구수를 갖추진 않았다.
오동선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화장실에 있는 분변이 물과 섞이면 발효 속도가 빨라지고 부피가 큰 찌꺼기만 바닥에 가라앉는다”며 “분변에서 분리된 오수는 정화수와 함께 출구수를 통해 궁궐 밖으로 배출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뇨 침적물에 물 유입, 분뇨 발효, 침전, 오수, 정화수 배출 순으로 이뤄지는 현대 정화 구조와 유사하다”며 “발화된 분뇨는 악취가 적고 독소가 빠져 비료로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
이장훈 한국생활악취연구소장은 “물을 이용한 정화 시설을 갖춘 경복궁의 대형 화장실 유적은 외국과 비교해도 유례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현대식 정화시설을 갖춘 최고(最古)의 화장실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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