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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에 막혀, 신한울 건설비만 3조 늘었다

세종=양철민 기자 입력 2021. 07. 0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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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 1호기 가동 난항
'가동시점 연장' 매년 되풀이되며
이자상환·인건비 하루 11억 추가
공사비 추산치 늘어 10조 넘을듯
팔지 못한 전력 기회비용도 상당
신재생만 믿다 '블랙아웃' 우려도
[서울경제]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2호기의 상업 가동 시점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몇 년째 늦춰지면서 애초 계획 대비 수조 원가량의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신한울 1호기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운영 허가를 받더라도 내년 봄께나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전망돼 전력 수급 불안 우려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시운전을 마치고 연료 투입 등의 운영허가만을 기다리는 경북 울진군 신한울원자력발전소 1·2호기. /울진=오승현 기자

9일 전력거래소가 지난 2016년 내놓은 ‘발전소 건설 추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울 1기는 2018년 4월, 신한울 2기는 2019년 2월에 각각 상업 가동이 개시돼야 한다.

반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신한울 1·2호기의 가동 시점은 매년 연장되고 있다. 우선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내놓은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울 1호기의 가동 시점은 2018년 12월, 신한울 2호기는 2019년 10월로 1년 전 계획안 대비 각각 8개월 늦춰졌다.

이 같은 가동 시점 연장은 이후에도 매년 되풀이된다. 2018년에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신한울 1호기와 2호기의 가동 시점을 또다시 2019년 11월과 2020년 9월로 늦췄으며 2020년 보고서 또한 가동 시기를 11개월 늦췄다. 올 초 보고서에서는 이들 원전의 가동 예상 시점을 2021년 7월과 2022년 5월로 다시 한번 늦췄지만 원안위의 발목 잡기 등을 감안하면 상업 가동 시점은 이보다 최소 8개월가량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가동 시점 지연은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신한울 1·2호기 건설 비용은 공정률 96.8%를 달성한 2017년 말 누적 6조 9,665억 원이었다. 반면 이들 발전소 가동 시점이 미뤄진 2018년에는 비용이 7조 9,823억 원으로 추산됐으며 또다시 가동 시점을 늦춘 2020년에는 추산 건설 비용을 9조4,436억원까지 높였다.

이 때문에 이들 원전의 최종 건설 비용은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발전소 가동 시기가 전년 계획안 대비 1년 이상 늦춰졌기 때문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들 원전 가동 지연에 따른 이자 상환 및 인건비 부담 등으로 하루 평균 11억 원의 별도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한울 1·2호기가 정부 7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각각 2018년과 2019년 초 가동됐을 경우 대비 3조 원 내외의 건설 비용이 증가한 셈이다. 이들 원전 가동 시 기대할 수 있는 전력 판매 수입까지 감안하면 신한울 1·2호기 가동 지연으로 부담하는 비용은 더욱 늘어난다.

경북 울진군 북면 나곡리 한 주택부지에 5층 철근콘크리트 구조 3동과 단층 구조 6동의 건물들이 건축이 중단돼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울진=오승현 기자

신한울 1·2호기의 가동 시점이 늦춰지면서 전력망 운영도 어려워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으로 줄어드는 전력 설비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상당 부분 메운다는 방침이지만 신재생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설비 용량 기준 5GW를 돌파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온도와 기후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해 안정적 전력원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폭염과 같은 ‘전력 피크’ 시 태양광 패널 과열 등으로 발전 효율이 떨어져 발전 단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장비 등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야 한다. 소규모 발전 사업장이 대부분인 데다 곳곳에 산재해 있는 신재생 발전의 특성상 송배전 구축 비용 부담도 상당하다.

신한울 1·2호기의 발전 설비 용량이 각각 1.4GW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원전이 예정대로 가동됐을 경우 올해 ‘블랙아웃’ 우려는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올 8월은 글로벌 이상기후 등으로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인 94.4GW 규모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전력 수급 우려가 상당하다. 이 때문에 8월 둘째 주 전력 예비율은 전년 대비 4.8%포인트 하락한 5.1%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한울 1·2호기에 7차 전력수급계획 로드맵상 올 2월 가동 예정이었던 신고리 5호기(1.4GW) 및 2019년 영구 폐쇄된 월성 1호기(0.68GW)의 발전 설비가 더해질 경우 올여름 전력 예비율은 10.3%로 정부 예상치 대비 2배가량 껑충 뛴다.

이 같은 전력 수급에 대한 우려는 내년 초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 1월 최대 전력 수요는 전년 대비 10.0% 상승한 90.56GW로 역대 1월 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며 글로벌 이상기후 현상이 지속되는 탓이다. 반면 신한울 1호기는 일러도 내년 3월에나 가동 가능하며 신한울 2호기는 원안위의 지금까지 행태를 감안할 때 내년 가동 여부도 불투명하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현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은 신재생과 원자력 둘뿐이지만 탈원전이라는 대못을 박은 후 신재생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전력 정책이 전반적으로 왜곡된 상황”이라며 “현 정부 들어 백지화된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 등의 원전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에너지 수급 불안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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