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살기' 유행에 '꿀팁' 공유..지자체는 앞다퉈 지원 프로그램 가동

권혜림 입력 2021. 7. 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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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ixabay]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은 180도 달라졌어요. 좁아터진 원룸에서 비싼 월세를 내는 대신, 노트북을 들고 오션뷰 아파트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어요.”

‘한 달 살기’ 숙소 추천 서비스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한 숙박 애플리케이션의 소개 글이다. 해당 앱은 최근 각종 투자를 유치하고, 다운로드 수 10만을 넘어서며 국내 ‘한 달 살기’ 열풍을 입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장기화로 국내에 발이 묶여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집콕에 지친 2030 사이에서 ‘한 달 여행하기’ ‘보름 살기’ 같은 여행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도시를 떠나 한적한 곳에서 자연경관과 여유를 즐기고 싶은 청년들이 바다가 인접한 해안 지역이나 소도시로 많이 떠나는 추세다. 제주는 물론, 강릉·속초 등 강원도를 비롯해 가평·양평 등 경기도 외곽지역, 거제도나 남해 등이 한 달 살기 지역으로 다양하게 선호되고 있다.

다음 달 입사를 앞둔 A씨(27)는 “취업으로 바쁘게 달려온 만큼 나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어서 입사 전까지 올여름 ‘2주 살기’ 정도 계획 중”이라며 “예전 같았으면 이 비용으로 해외여행을 갔겠지만, 상황도 상황이니만큼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서핑을 배워보려고 강원도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6년 차 직장인 정모(33)씨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종이 아니라 한 달까지 시간은 못 내지만 열흘이라도 제주를 다녀오기로 했다”면서 “매 끼니를 사 먹을 순 없을 것 같아서 취사가 가능한 호텔형 원룸으로 골랐다. 휴대전화도 꺼놓고 뒹굴뒹굴하다 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뷰, 눈 호강했다”

유튜브에 국내 한달살기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영상들. 유튜브 캡처

회원 수 7만 6000명에 달하는 온라인 카페 ‘일 년에 한 도시 한 달 살기’에서는 준비 과정부터 한 달 살기 후기를 공유하며 ‘꿀팁’을 나눈다. 지난 6월 한 달간 지리산 산청호수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는 한 이용자는 “뷰가 시시각각 변하는 걸 보며 참 눈 호강했다. 동네가 엄청 조용하다. 조용히 있고 싶은 분들 강력추천 드린다”고 후기를 남겼다. 그러면서 그 지역 날씨 특성과 근처 계곡의 물 깊이 등 직접 살아보지 못하면 모를 팁들도 함께 적었다.

유튜브에도 ‘한 달 살기’를 검색하면 다양한 지역에서 한 달 살기를 하는 젊은 층의 브이 로그 영상이 나온다. 강릉에서 보름 살기에 도전한 한 유튜버의 영상은 조회 수 20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대리만족하면서 힐링 중이다” “이거 보고 저도 속초 일주일 살기 예약했어요”와 같은 댓글이 달렸다.


지자체에서 숙박비ㆍ식비 지원도

전남 목포시가 ‘낭만과 설렘의 시작! 목포 일주일 살기’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 목포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대학생들은 각 지자체를 통한 ‘한 달 살기’도 가능하다. 젊은 청년들이 머무르는 동안 지역의 관광 자원을 블로그나 SNS를 통해 홍보하고, 지자체는 최소 일주일부터 한 달까지 숙박비와 식비 등을 지원하는 식이다. 경상남도는 지난해 5개 시군에서 시작한 경남형 한 달 살이 프로그램을 올해 15개 시군으로 확대했으며, 강원 고성군은 ‘고성에서 한 달 살기, 고성 만사성’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최근 거창군은 ‘일상 속 쉼표 하나, 거창 살이’ 2차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역 내 장기체류 여행을 유도해 군의 관광자원을 홍보하고, 참가자의 SNS를 활용한 홍보를 통해 거창관광 홍보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전남 목포시도 ‘낭만과 설렘의 시작! 목포 일주일 살기’ 사업을 추진한다. 참가자로 선정되면 체류 기간 팀 인원수에 따라 1박당 4만~7만원의 숙박비를 지원하고, 관광 및 문화체험비를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김명섭 서울 특별시관광협회 국내여행업위원회 위원장은 "젊은 층들엔 시골에 대한 향수가 잘 없어서 보통 국내 관광은 유명한 관광지에만 몰린다"며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변화가 생기는 토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름 살기나 한 달 살기 여행 흐름을 중장기적으로 보고,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일관적인 지침을 만들어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경제도 활성화되고 일자리도 생기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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