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먹고 "머리카락 나와 환불해줘"..리뷰 협박 했다간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음식을 다 먹고나서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환불을 요구합니다. 환불을 안해주면 별점 테러를 남기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환불해줬어요” (음식점 사장)
배달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악의적인 리뷰·별점을 부여하면서 환불, 물질적 대가 등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 보호를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악성리뷰, 별점테러의 사각지대에 놓인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해 5가지 정책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최근 한 배달 플랫폼을 통해 음식을 주문한 이용자가 이용일 다음날 식당주인에게 과도하게 환불 요청하며 별점 1점과 혹평을 남겼다. 배달 플랫폼 측에서도 식당주인에게 일방적 환불과 사과를 요구하던 중 식당주인이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5가지 정책방안을 마련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업자의 피해 방지에 나선 다는 방침이다.
우선,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업자와 최종 이용자 모두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리뷰·별점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서비스 리뷰·별점제도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은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준수하도록 유도하되, 장기적으로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규정 정비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전기통신사업법 상 ‘이용자 보호업무평가’ 대상을 확대한다.
방통위는 국민 이용도가 높아진 온라인 배달‧쇼핑 플랫폼 등 9개의 부가통신사업자를 올해 신규 평가대상으로 확대한 바 있다.
서비스 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평가지표와 평가매뉴얼을 개선하고 이용자보호업무 평가 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가이드라인 준수사항에 대해 가·감점을 부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
플랫폼 이용사업자·이용자의 ‘원스톱’ 피해구제 방안도 추진한다.
방통위는 행정·사법·민간의 영역을 아울러 상담·자문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플랫폼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사례라면 소관을 불문하고 접수해, 방통위가 직접 대응하거나 소관 기관·기구 등에 신속히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유관기관의 범위를 검토해 사전 핫라인 구축 및 공동 대응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러 차례 반복해 발생하고 있는 피해사례에 대해서는 분석을 거쳐 ‘인공지능(A)I 기반의 챗봇 상담’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별점테러나 악성리뷰로부터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를 보호하고, 과장 또는 기만성 정보로 인한 경제적 피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마련한다.
개정안은 유통되는 정보가 ▶과장‧기만성이 명백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발생이 예상되는 등 일정요건을 갖춘 경우, 해당 정보의 유통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필요한 조치의 세부 내용 및 절차 등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플랫폼 이용사업자·이용자 보호를 위한 별도 규율체계를 마련한다.
최근 국회 과방위에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의 입법이 추진 중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가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사업자의 거래에 관련된 구체적 권리와 의무사항을 명시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플랫폼사업자·이용사업자·최종이용자 간 분쟁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되도록 ‘플랫폼분쟁조정위원회’도 마련된다.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사업자에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또는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한상혁 위원장은 “일상의 많은 부분이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고 있어 관련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며 “방통위는 현행 법제 내에서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하여 즉각적인 이용자 피해구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향후 리뷰·별점제도의 순기능은 강화되고, 부작용은 최소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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