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YUJI' 등 김건희 논문 의혹에..국민대 대학원생 "월드컵 예선 탈락팀이 결승전 골 넣은 꼴"

오경민·강한들 기자 2021. 7. 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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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개명 전 이름 김명신)의 2007년 논문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표지. 단어 ‘유지’가 번역을 거치지 않은 채 ‘Yuji’라는 한글 발음대로 표기돼 있다. 논문 표지 갈무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논문들에 대해 표절 의혹과 부실 심사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학위를 수여한 국민대 대학원의 석·박사 과정 재학생과 졸업생들도 논문 작성과 검증 절차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경향신문이 만난 국민대 대학원생과 졸업생들은 김씨가 2007년 작성한 박사학위 논문과 같은 해 작성한 학술지 게재 논문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논문 심사 결과”라며 “심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논문은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와 김씨가 같은해 학술지 ‘한국디자인포럼’에 게재한 학술논문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다. 박사학위 논문은 상당 분량이 포털에서 검색되는 내용과 일치해 표절 의혹을 받고 있으며, 학술지 게재 논문은 영문 제목에서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라고 표기해 검증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정모씨(26)는 “(연구자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박사 졸업 논문이 검수조차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제출됐고 최종 통과까지 됐다는 게 대학원생 입장에서 이해가지 않는다”며 “논문 심사를 다시 거치는 등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사과정 A씨 역시 “표절률이 절반 가량되는 논문이 심사를 통과한 것은, 월드컵 지역 예선도 통과 못했는데 결승전 가서 골을 넣은 것이나 다름 없다”며 “학위 취소나 재심사를 해야 한다. 부정 의혹이 있으므로 심사위원을 바꾸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졸업생들도 ‘실적만을 위한 성의 없는 논문’이라고 비판했다. 김씨가 졸업한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공간디자이너 B씨는 “포털 검색 내용이 출처가 분명하고 전문성이 있다면 원본 문서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고 인용할 수 있지만, 표절률이 절반 가량 해당한다는 건 짜깁기해 베낀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B씨는 학술지 논문에 대해서도 “논문 제출 전에 수차례 점검하는 게 당연한 일인데, 제목 번역과 같이 단순한 실수가 그대로 실렸다는 것은 실적을 위해 성의없이 논문을 썼다는 것”이라고 했다.

2013년도에 동대학원을 졸업한 건축설계사 C씨는 “(김씨 논문의) 영문 제목은 거론하기 부끄러울 만큼의 실수”라면서도 “(박사학위 논문도)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나 글쓴이의 전문성을 파악할 수 없는 글을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했다는 건 학술논문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11일 국민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이용하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학위 박탈이 안 되면 학교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반면 같은 날 “윤석열 전 총장이 논문에 개입한 정황이나 증거가 없으면 (윤 총장과) 관계 없는 일 아닌가”라는 글도 게시됐다.

앞서 국민대는 지난 7일 연구윤리위원회에서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 등의 작성과 검증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예비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오경민·강한들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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