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예상보다 어렵나..지준율 인하에 2분기 성장률 주목

신정은 2021. 7. 1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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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지준율 전격 인하 "시장 예상 뛰어넘어"
2분기 경제성장률 15일 발표
하반기 경제 회복 부진 우려
사진=AFP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인민은행이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내릴 것이란 소문이나 예측도 없었고, 지준율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를 하는 투자자도 없었습니다. 더욱 중요한 건 인하 폭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선별적이 아닌 전면적인 지준율이라는 점입니다”

리치린 훙타(紅塔)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에 대해 이처럼 평가했다. 11일(현지시간) 중국 내에서도 이번 지준율 인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올해 1분기 무려 18.3%라는 보기 힘든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면서 시장에서는 오히려 중국이 금리를 언제 인상할지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었다.

중국 지준율 15개월만에 인하

지난 7일 중국 국무원이 상무회의에서 지준율 인하 신호를 밝혔을 때도 전문가들은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증권사들은 ‘적절한 시기에 지준율을 인하하겠다(適時降准)’는 당국의 표현 방식에 주목하며 지준율을 반드시 인하하진 않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예상에도 중국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를 단행하기로 한 건 최근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제조업 분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오는 15일부터 금융기관의 지준율은 0.5%포인트 내린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은 내린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시중에 공급될 장기 자금 규모는 1조위안(약 177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1월 중국이 전면적으로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했을 때 시중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약 8000억위안 규모에 불과했다.

중국은 코로나19의 충격 속에서 회복하기 위해 지난해 1월, 3월, 4월에 각각 한 차례씩 모두 3차례 지준율을 인하했다. 이후 고강도 경기 부양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자 유동성을 줄이고 출구 전략 시행에 나섰다.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리면서 부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올해 들어 일부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올라 일부 중소기업이 비용 상승 등 경영 압력에 직면했다”며 “통화 정책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견지하는 가운데 대수만관(大水漫灌·농경지에 물을 가득 채우는 관개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중소기업 지원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다만 “향후 계속 온건한 통화 정책을 펴는 가운데 ‘안정’을 최우선으로 해 유동성이 합리적으로 충족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인민은행. 사진=AFP
중국 하반기 GDP 부진 우려 커져

중국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를 시작하는 15일은 공교롭게도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되는 날이다. 중국은 이날 GDP뿐 아니라 6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실직률, 고정자산투자 등 경제지표를 대거 발표한다.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18.3%로, 분기별 성장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약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성장세가 둔화할 거란 전망이 많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중국 2분기 성장률을 8%로 전망했고, 일본 닛케이신문 전문가들은 7.7%로 내다봤다. 영국 투자은행 HSBC는 이보다 더 낮은 7.2%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6.8%까지 추락했고, 방역 성과와 고강도 부양책 속에서 지난해 2분기 3.2%, 3분기 4.9%, 4분기 6.5%의 성장을 기록하며 반등 추세를 이어왔다.

중국은 여러가지 악재 속에 하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느려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켄 청 미즈호금융그룹 아시아FX 수석전략가는 “인민은행의 조치가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빠르게 등장하면서 중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의 시급성을 부각시켰다”며 “이러한 완화 조치는 중국의 하반기 성장 전망과 다가오는 2분기 GDP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시중에 유동성이 과다하게 공급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중국의 지방 부채는 국가 경제 발전의 위험요소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중국 지방정부 채무는 25조6600억위안에 달한다. 특히 31개 성(省)급 행정구역 가운데 구이저우성, 랴오닝성 등 8곳은 지역 GDP 대비 채무 비율이 100%를 초과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지난해 보다 1.1% 오르는데 그쳐 오히려 지난달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전달에 비해서는 0.3% 상승하는데 그쳤다.

원빈 민성(民生)은행 수석연구원은 “6월 CPI와 PPI가 모두 전월 대비 상승폭이 감소했고, PPI는 이미 연중 고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물가를 전반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 지준율을 인하할 공간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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