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베트남에 16억 기부했지만..감사 인사도 직원용 백신도 못 받아

LG, 하이풍시에 약 16억 원 백신 기금
중앙정부 아닌 지방성에 기부해 감사 인사 자리에도 초대 못받아
韓 대사관 직접 하이퐁시 시장 만나 지원 요청나서

감염자가 한 명이라도 나올 경우 자칫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 속에서 직원들에게 백신을 맞히는게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가 된 가운데 LG는 베트남 하이퐁시에 16억 원을 기부하고도 백신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오늘(12일) 베트남 정부 및 현지 업계 등에 따르면 LG는 전자와 디스플레이, 이노텍 등 계열사 생산시설이 위치한 하이퐁시에 한화로 약 16억 원의 백신 기금을 냈으나 아직까지 직원용 백신을 좀처럼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이퐁 시는 지난 4월 27일부터 시작된 코로나 4차 유행에도 불구하고 거의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호찌민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감염이 급격히 확산하는 추세여서 LG계열사들은 하루라도 빨리 직원용 백신을 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백신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감염이 폭증하고 있는 호찌민에 당분간 백신 보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LG는 더욱 애태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2015년 준공한 하이퐁 공장에서 세탁기 등 생활가전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현지 직원수는 2천 명에 달합니다. LG디스플레이는 직원 2만 명, LG이노텍은 1천500명을 각각 두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앞서 LG는 지난달 25일 베트남 보건부 응우옌 탄 롱 장관이 SK와 삼성전자 등 백신 펀드를 기부한 한국 기업 대표들을 불러 감사의 인사를 전한 자리에도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중앙정부 대신 지방성에 기부금을 냈기 때문이었습니다.

삼성은 한화로 28억 원 가량을 베트남 중앙정부 및 지방성에 내놨고, SK도 100만달러(11억2천만원)를 중앙정부에 기부했습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공장을 두고 있는 박닌성과 타이응웬성에서 각각 2만5천 명과 1천500명을 비롯해 호찌민 6천 명 등 총 3만2천500여 명에 대해 1차 접종을 마쳤습니다.

호찌민에 거점을 두고 있는 CJ도 베트남 재무부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백신기금 64억9천만동(3억1천800만 원)을 전달한 뒤 직원 2천여 명이 1차 접종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에 비해 LG는 거액을 기부하고도 백신을 구하지 못하자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박노완 대사는 정우진 총영사와 함께 지난 9일 하이퐁시 당서기 및 시장을 직접 만나 백신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박 대사는 "사안이 중하고 LG가 워낙 어렵다고 호소해서 하이퐁시 관계자들을 만났다"면서 "중앙정부에도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LG전자가 거액을 내고도 백신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삼성전자나 CJ 등 백신을 조달한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 등은 현지 인적 네트워크 등을 통해 백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현지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대정부 네트워크나 적재적소에 자원을 투입하는 노하우는 필수"라고 한 매체를 통해 전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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