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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문 일장기부터 엔카풍까지'.. 전북 일선학교 일제잔재 여전

임충식 기자 입력 2021. 07. 1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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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761개교 중 166개교 벚꽃문양·월계수 등 일본 교표 사용
교가는 15개교, 교목은 91개교, 교훈 7개교, 건축물 4개교
최은경 전북교육청정책연구소장은 12일 전북교육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일제 잔재 현황’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뉴스1

(전북=뉴스1) 임충식 기자 = 전북지역 상당수 학교에서 여전히 일제시대 잔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가와 교표에서 교훈, 건축물, 나무 등 다양했다. 특히 교표(학교를 상징하는 무늬를 새긴 휘장)의 경우 조사대상의 21%가 욱일문, 일장기 등 일본의 대표 전통문양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은경 전북교육청정책연구소장은 12일 전북교육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일제 잔재 현황’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전북교육정책연구소는 지난 1월 6명의 초·중고등교사와 정책연구소 파견교사 2명, 담당 연구사 등 9명으로 구성된 TF를 구성한 뒤 일선 학교 내 일제 잔재 현황파악에 나서왔다. 그리고 6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최근 ‘학교 안 일제 잔재-어디까지 알고 있나요’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일제잔재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제 잔재 조사는 교가와 교표, 교목, 교훈, 건축물, 용어 등 분야별로 실시됐다.

우선 일제잔재가 확인된 교가를 사용하는 학교는 총 15곳으로 집계됐다. 전북중등음악교육연구회가 지난 2018년 조사할 당시 25곳이었지만 고창고와 안성초 등 10개교는 이미 교가를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5곳도 올해 안에 교가 교체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15개 학교 대부분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와 친일인명사전에 의해 친일 인물로 분류된 작곡가가 작곡하거나 군가풍·엔카풍 멜로디가 포함된 교가를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조국에 바쳐’, ‘00학도’, ‘이 목숨 다하도록’ 같은 일제 군국주의 동원 체제에서 비롯한 비교육적인 표현을 포함한 교가도 있었다.

월계수를 사용한 교표© 뉴스1

교표의 경우에는 총 4가지로 구분해 조사했다. 1순위는 욱일문·일장기·국화문·벚꽃문양, 2순위는 월계수, 3순위는 1,2 순위와 비슷한 교표, 4순위는 맹수와 맹금류, 방패 등 군 관련 교표다.

먼저 욱일문·일장기·국화문·벚꽃문양을 교표로 사용하는 학교는 21개교로 조사됐다. 욱일문과 일장기는 일제 강점기 군사 마크로 사용됐고, 벚꽃문과 국화문은 일본 황실에서 사용된 문양으로, 현재도 일본 황실 및 훈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전쟁에서의 승리를 상징하는 2순위 ‘월계수’ 모양이 75개교, 1순위와 2순위의 유사형태인 교표를 사용하는 곳은 41개교였다. 4순위(맹수·맹금류·방패 등 군 관련) 교표를 사용하는 학교는 29개교로 집계됐다. 761개교 가운데 21.8%에 해당하는 166개교에서 일본을 상징하는 전통문양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일제 잔재로 규정한 가이즈카 향나무, 히말라야시다, 금송을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도 91개교로 집계됐다.

학교 부지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일제 강점기 석물이나 건축물도 조사됐다. 군산 발산초의 옛 일본인 농장 창고, 전주 풍남초와 전주초의 봉안전 기단 양식, 일부 학교의 충혼탑 등이 대표적이다.

학교 현장·행정분야 용어와 학교문화도 개선돼야할 부분이로 지적됐다. 개선대상 용어로는 시정표, 시건장치, 납기, 신입생, 절취선, 졸업사정회, 내교 등 학교 현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들이 포함됐다.

또 역대학교장이나 기관장 사진 게시는 외부공간에 게시하거나 차렷·경례 같은 군대식 인사 표현도 바꿔나가야 할 일제 잔재로 꼽혔다.

순결을 강조하거나 부지런한 일꾼이 되자 등 순종하는 노동자가 되기를 강제하는 의미를 가진 교훈을 사용하는 학교도 11곳이나 됐다.

이와 관련 연구진들은 Δ일제 잔재 관련 조례 제정, 역사 교육 등 교육청 차원의 행·재정적 지원 Δ학교 안 일제 잔재 관련 석물이나 건축물 현황 파악 및 교육적 활용 Δ일제 잔재 인식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찾아가는 지원단 운영 등을 제안했다.

전북교육정책연구소 최은경 소장은 “그동안 교육공동체의 노력으로 많은 부분이 청산되는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일제 잔재의 의미에 대해 인지하고 생활 속에도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에 발간된 책자는 전북의 각 학교, 교육지원청, 직속기관과 국회도서관 등 외부기관에도 전달해 활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교육정책연구소는 이번 연구성과를 토대로 전북지역 학교의 일제 잔재 현황을 주제로 한 포럼을 오는 9월 말 개최할 예정이다.

94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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