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두 달 전 '밑동파기' 논의한 현대산업개발..위험한 철거 알았나?
[KBS 광주] [앵커]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당시 철거작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건물의 안쪽부터 파내는 이른바 밑동파기 공법으로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사고 두 달 전에, 또 다른 철거 건물에서도 이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졌는데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의 또 다른 철거 대상 건물.
굴착기가 건물 안쪽부터 파내면서 5층 높이 외벽만 'ㄷ' 자로 남겨져 있습니다.
철거 현장에 흙더미를 쌓고 중장비가 건물 안쪽을 부수는 모습까지.
지난달 붕괴된 건물의 철거 작업과 매우 흡사합니다.
[민원 제기 상인/음성변조 : "철거하면서 튀는 파편이나 떨어지면 인사 사고가 날 거라고 생각을 해서, 이건 이렇게 철거하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
건물의 균형을 잡기 위해 위에서 아래로 한 개층씩 차례로 철거가 이뤄져야 하지만 층을 구분하지 않고 측면에서 안쪽으로 철거작업이 이뤄진 걸로 보입니다.
경찰이 붕괴 참사의 원인으로 추정한 이른바 '밑동파기' 공법인데, 이 방식을 정하는데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지난 4월 철거업체인 한솔기업과 현대산업개발 관계자가 참석한 회의록을 보면 해당 건물의 철거와 관련해 위에서 아래로 철거를 할지 건물 절반을 수직으로 철거할지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직으로 철거하는 방식은 지난달 붕괴사고가 난 건물처럼 건물 중심부에서 안으로 파내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붕괴 참사 두 달 전부터, 이미 철거현장에서 이 같은 방식의 철거가 논의되고 이뤄졌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조원철/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저런 방식을) '폭삭'이라고 그러죠. 주변만 안전하면 가장 경제적이거든요…. 만약 그렇지 않고 속을 파놓고 외벽을 남겨두면 외벽은 잘못하면 바깥으로 넘어질 수 있다고요. 그럼 사고가 나는 거죠."]
철거 방식 개입 여부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측은 경찰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해당 회의록을 입수한 경찰은 철거 공정과 관련해 현대산업개발 측의 책임 소재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김정대 기자 (kongmye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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